유로5 배기규제 만족하는 신규차량들 대거 등장
연비왕대회 등 고유가 대비하려는 노력들 돋보여
화석연료 벗어난 클린디젤-CNG 하이브리드버스 등장

올해 상용차업계의 화두는 안전성과 경제성, 그리고 친환경으로 요약될 수 있다. 제동력지원장치, 디지털운행기록계 의무 장착과 같은 안전관련 정부 정책이 등장했고, 연비왕 대회로 인해 대형트럭이나 트랙터 역시 1ℓ당 10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또한, 전기버스를 비롯해 CNG(압축천연가스)나 클린디젤 하이브리드 버스 및 유로6 엔진의 등장 등으로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이 줄을 이었다. 반면, 차량판매의 증가세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기량의 절감이 미래를 좌우한다
상용차시장에 있어 2011년은 환경문제로 시작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외 7개 완성차 업체가 모두 유로(Euro)5 기준에 맞춘 차량을 공개해 시판에 들어갔으며, 향후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인 유로6 엔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버스 부분에서도 CNG버스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친환경 버스들이 등장해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환경과 성능 모두를 아우르는 유로5 차량들
2010년부터 유로5 기준이 적용된 차량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던 완성차업체들이 2011년 초 모두 자신들의 차세대 야심작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을 필두로 볼보, 스카니아, 이베코, 만 트럭들이 신차발표회를 잇따라 개최했고, 국내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도 유로5 모델을 출시, 본격적인 유로5 시대를 열었다.

가장 먼저 유로5 차량을 공개한 벤츠트럭은 가장 앞선 SCR시스템이라 강조하는 블루텍 시스템을 장착한 뉴 악트로스를 선보이며 적은 비용으로 배기 유해물질을 감소시킴은 물론 디젤엔진 특유의 힘과 연료효율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입트럭업체 중 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볼보트럭은 기존 유로4 엔진이 적용하던 EGR 시스템을 유로5 모델에서는 SCR로 전환함과 동시에 마력수도 10%가량 향상시킨‘FH16 700’을 선보이는 위상을 보였다. 또한, 신형 인공지능 자동 변속기 I-시프트(I-Shift)를 장착해 부드러운 변속과 연비 향상의 효과를 내세우기도 했다.

스카니아 역시 최고출력 480마력의 덤프트럭, 560마력의 트랙터 등을 공개하며 유로5 경쟁에 뛰어들었다. EGR방식을 기본으로 한 XPI엔진은 힘은 최대로, 동력손실은 최소로 만들어 준다. 스카니아 측은 자체적으로 생산한 유로5 엔진이 이미 유럽지역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임을 상기시켰다.

만 트럭은 유로4 엔진과 비교해 출력의 변화 없이 유로5 배기량 규제를 만족시키는 2개 차종의 7개 모델을 발표했으며, 이베코 역시 유로5의 환경 규제를 만족하는 동시에 SCR시스템을 이용한 강력한 힘으로 경제적인 연비 및 승차감 안정감까지 아우르는 차량을 선보였다.

수입차업체들과 함께 국내 업체들의 유로5 신차 발표도 이어졌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유로5 기준을 만족하면서도 560마력의 힘, 7%의 연비 향상을 실현한 프리마 모델을 선보였으며, 현대자동차도 유로5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후처리장치를 향상시키고 동력성능과 연비, 내구성 등을 높인 신규 트라고 모델을 선보였다.

이들 완성차 업체가 하나같이 강조한 것은 선진 배출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5를 만족시킨 차량이란 점이었으며, 동시에 출력과 안정성, 내구성 및 효율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이들 차량은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한 점유율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향후에는 또다시 강화된 배출가스기준인 유로6가 적용될 예정이기에 이 기준에 맞출 수 있는 엔진 및 차량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화석연료를 한계를 넘고 경제성을 지닌 클린디젤 하이브리드 버스

버스, 화석연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쟁
상용차시장에서 완성차업체들이 성능의 향상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 버스 시장에서는 연료 자체를 교체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펼쳐졌다. 가장 눈에 띠는 경쟁은 각기 다른 두가지 개념의 하이브리드버스가 등장함으로 인해 발생했다.

국내의 시내버스들은 2000년부터 CNG버스가 도입되기 시작해 현재 대부분의 차량이 경유에서 CNG버스로 교체된 상태다. 즉, 수명이 다해 교체시기를 앞둔 CNG버스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2011년 한해 동안 버스업계에서는 향후 시내버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이 본격화 됐다.

먼저 움직인 것은 CNG버스의 도입으로 버스시장을 빼앗긴 정유업계였다. 한국석유협회는 한국기계연구원, 대우버스와 함께 클린디젤 하이브리드버스를 개발해 보급에 박차를 가했다. 정유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경유 자체가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힐 당시 경유의 황 함유량은 ℓ당 2000ppm 수준이었지만, 정유기술의 발달로 현재는 10ppm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또한, 후처리 장치를 이용해 매연을 걸러내기에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환경 오염 유발 가능성도 낮아졌다. 2009년 폭발사고를 일으킨 CNG버스와 달리 안전성이 검증 됐다는 점도 장점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이를 이용한 클린디젤 하이브리드버스가 기존 CNG버스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30%이상, 연비는 40%이상 향상 돼 차세대 시내버스로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을 펼쳤다.

반면 CNG버스의 보급에 앞장섰던 환경부는 CNG하이브리드버스로 대응하고 있다. 연료의 완전 교체를 시도하는 정유업계와는 달리 환경부는 기존 CNG버스에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CNG하이브리드버스 보급계획을 들고 나왔다.

이미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CNG버스를 이용하기에 비용도 절감하고 부품도 국산화 했기에 연관산업과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CNG하이브리드버스를 도입한 후 더욱 발전된 기술인 수소천연가스하이브리드버스의 기술개발 및 보급까지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두 개의 기관이 각각의 버스가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고 강조하는 치열한 홍보 경쟁에 집중하고 있을 때 한편에서는 배기가스의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버스가 상용화 돼 활용되기도 했다.

남산 순환 노선 구간에서 상용버스로 운행 중인 한국화이바의 땅콩버스가 그것으로, 개통 100일만에 승객 15만명을 유치하는 등 호평을 받아 하이브리드버스 경쟁에 무안함을 줬다. 그동안 전기버스의 한계점으로 지적 됐던 충전 배터리의 문제도 현재까지는 무리가 없으며, 안전성 면이나 소음 발생 측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친환경 버스의 가장 유력한 후보라 손꼽히고 있다.

▲ 안전성을 중시한 브레이크 시스템 시연회의 한 장면

안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
2011년은 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된 해 이기도 하다. 제동력지원장치, 디지털운행기록계 의무 장착과 같은 법규 차원의 노력도 있었지만, 업계 스스로 안전과 관련된 기술들을 개발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3.5톤 이하의 화물차와 승합차에도 제동력지원장치와 ABS(Anti-Lock Brake System)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하는‘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했다. 제동력지원장치란, 주행 중 긴급한 제동 상황을 미리 감지해 최대 제동효과가 발생되도록 지원하는 장치이며, ABS란 바퀴의 회전량을 감지, 분석해 제동력을 적절히 제어하는 장치로 바퀴의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국토부는 자동차 2,000만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안전성을 높여 교통사고를 줄이고 자동차 산업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품질 경쟁을 유도해 나감으로써 저렴하고 질좋은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운행기록계(Digital Tchograch 이하 DT)의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의‘교통안전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 했다. DT는 운전자의 운행 특성을 기록해 난폭 운전 및 비효율적 운행을 감소시키는 장치로, 엔진 RPM, 브레이크 조작 횟수, 공회전 시간 등 차량 운행시 운전자의 모든 조작내용을 기록하는 장치다.

상용차의 경우 2013년까지 의무적으로 장착하게 돼있으나, 운전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게 돼있어 불만을 사왔다. 올해 통과된 법안은 이 부담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것으로 향후 상용차 교통안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교통안전공단이 600개 운수업체를 대상으로 1년간 조사한 결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가 5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과 더불어 상용차업계에서도 안전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공개 됐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은 전면의 충돌 위험을 스스로 감지해 급상황 시 차량을 자동으로 정지시켜주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2(Active Brake Assist2 이하 ABA2)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을 선보였다.
 
ABA2는 차량에 설치된 3개의 레이더가 빔을 발사해 전방 100~200m의 사물이 다가와 충돌 위험이 있을 때, 경고 후 자동으로 차량을 정지시키는 것으로 화물차량안전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 연비왕대회를 통해 운전자들에게 연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고유가 시대 연비중요성은 필수요소
2011년 벽두부터 찾아온 고유가의 실상은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했다. 연초부터 오르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더니 차츰 정유사의 공급가나 주유소의 판매가에 영향을 미쳐 어느새 경유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비싸진 기름값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했지만, 화물 운송료로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화물차운전자들의 고통은 특히 심했다. 일을 해도 손해를 보게되는 악순환이어지기도 해 일부에서는“일본의 원전 폭발로 인한 무서움보다 기름값이 더 무섭다”라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

정부가 기름값 안정을 위해 정유사들에게 일시적이나마 ℓ당 100원씩 가격을 낮추라는 요구를 하기도했고, 화물연대를 위시한 일부에서는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업계에서는 운전자 스스로 효율적인 운전 습관을 들여 연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어‘연비왕’대회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열린 현대자동차의‘2011 트라고 연비마스터 선발대회’에서는 서울 양재동에서부터 안성TG까지 왕복 118km 구간을 ℓ당 10km 이상의 연비로 주파한 우승자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트랙터의 일반적인 공차 연비가 평균 4~4.5km/ℓ임을 감안하면 두배 이상의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년부터 국내 연비왕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볼보트럭이 한달 뒤 개최한‘2011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에서는 이보다 3배가량 긴 전남 광양항까지의 320km 구간에서 10.04km/ℓ의 연비를 기록한 우승자를 탄생시켰다. 실제 화물차 운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구간이며 320km라는 장거리에서 나온 기록이어서 더욱 큰 인정을 받기도 했다.

이들 우승자들의 탄생은 단순히 업체의 홍보나 연비왕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떠나 효율적인 운전 습관만으로 고유가 시대를 견딜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데에 있다.

한국교통원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인 화물차 운전자들의 평균 연비는 5km/ℓ를 넘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이를 당연시하고 있던 상태에서 이같은 대회는 고유가 시대를 헤쳐나가는 방법 중 하나로 각광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세계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의 챔피언을 국내에서 참가한 한호균 씨가 차지하게 돼 연비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으며, 효율적인 운전습관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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