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철폐되는 상용차 부품은 수출, 수입 모두 혜택 입을 듯

<국    산>  유럽진출 일부에 한정, 큰 효과는 두고봐야
<수입산>  관세율 완전 철폐 5년간 가격경쟁력은 그대로

▲ 한국과 EU(유럽연합) 통상 책임자들이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고 있다.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양측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7월 1일부터 정식 발효된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의 단일경제권으로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됐다. 자동차산업은 이번 한-EU FTA에서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라 손꼽히고 있어,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상용차분야는 22%에 달하는 높은 관세가 철폐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으며,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부품분야도 기대심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2010년 기준으로 EU의 상용차시장은 연간 생산량만 177만대, 연평균 8%대의 성장이 기대되는 등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다. 또 세계 유수의 상용차업체들이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선진 시장이기도 하다.

한-EU FTA 협정에 따르면 7월부터 FTA가 발효될 경우 EU는 그동안 화물차에 부과되던 22%의 관세를 20톤 초과 디젤화물차의 경우 3년 이내, 5톤 이하 디젤화물차는 5년 이내에 없애야 하며, 밴 형태의 승합차 및 버스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이에 따라 국내 상용차업계의 유럽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EU FTA 효과를 분석하면서 관세철폐에 따른 제품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5.6%이상의 GDP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국내자동차 수출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14억1,000만달러 늘어나 전체 수출품목 중 증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EU FTA 관세철폐 현황

품목

한-EU FTA

한국

EU

화물자동차

승합차

10%, 즉시

10~16%, 즉시

디젤/5톤이하

10%, 즉시

22%, 5년

디젤/20톤 초과

10%, 5년

22%, 3년

도로주행 트랙터

8%, 5년

16%, 3년

자동차부품

디젤엔진부품

8%, 즉시

2.7%, 즉시

카스테레오

8%, 즉시

14%, 즉시

기어박스

8%, 즉시

4.5%, 즉시

타이어

8%, 즉시

2.5~4.5%, 3년


조심스러운 상용차업계
자동차산업 전반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상용차부분에 관해서는 정부나 업계 모두 이렇다 할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완성차에 있어서 22%라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던 EU이기에, 그 어떤 제품들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상용차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관세가 철폐된다 해도 5년이라는 시간동안 단계적인 수순을 밟기 때문에 당장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EU의 환경규제 및 유럽 상용차 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상용차업계의 한 관계자는“국내 상용차는 유럽시장에서 인지도도 낮고 설혹 알고 있다 해도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가격으로 대량 판매해 수익을 올렸던 동남아 시장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의 확보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끼칠지 아직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면도 있다.

다만 현대차의 경우 스페인에 진출해 중소형 트럭 마이티를 판매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한-EU FTA 발효로 가격경쟁력이 생겼다고 낙관하기 보다는 원산지가 유럽지역이냐, 비유럽 지역이냐에 따른 현지인들의 소비 패턴을 빨리 파악하고 지속적인 품질 개선으로 대외 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상용차를 국내에 판매하는 업체들 역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승용차의 경우 3년 뒤면 8%의 관세가 사라져 가격인하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10%의 관세가 적용중인 상용차는 이 보다 긴 5년에 걸쳐 철폐되기에 즉각적인 시장의 반응은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즉, 5년 뒤에 2,000만원 가까운 가격인하 효과가 있다 해도 생계형 차량이 대부분이 상용차의 특성상 구매 결정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환경규제 강화에 맞추기 위해 지속적인 가격상승이 예상된다는 점과 안전성, 편의성, 내구성 등의 기술력을 내세워 이미 고가의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반응에 일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산 상용차 국내 수입량                 (단위 : 대)

구분

2006

2007

2008

2009

2010

트랙터

1266

1396

1366

838

1169

덤프

1303

1587

1255

1202

1719

2569

2983

2621

2040

2888


상용차부품은 확실한 경제효과 예상
반면, 상용차부품업체들은 확실한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에 적용되는 4.5% 관세는 7월 FTA 발효 즉시 폐지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입차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매출 비중이 큰 국내 부품사의 커다란 수혜가 예상된다. EU의 자동차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의 12배이상 크다. 상용차에 한정시킨다면 이 차이는 더 커지게 된다. 시장규모의 차이가 현저한 유럽 상용차 시장이 개방되는 것이니 만큼, 부품과 관련한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한-EU FTA로 유럽의 완성차업체에 맞서야 하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각종 장비의 장착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와 관련된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수혜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부품업계는 한-EU FTA를 통한 수출환경 개선과 부품 수출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지난해 189억달러인 부품수출이 4년 후에는 300억달러 수준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관세철폐로 유럽 상용차 업체들이 가격이 비싼 일본이나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산 제품 대신 한국산 부품 수입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일본대지진의 여파로 전세계 자동차 부품수급이 불안한 가운데 한-EU FTA를 계기로 부품 관세가 철폐된다면, 세계시장에서 국내 부품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그동안 일본에 의존해 온 부품수급구조가 변화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부품산업 역시 대일 부품 무역역조현상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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