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관습화된 공기압은 연비와 안전에 치명적”

▲ 미쉐린코리아의 기술영업 직원들이 대형 트럭에 장착된 미쉐린 타이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적정공기압’. 승용차든 화물차든 차량을 소유한 운전자는 안전과 연비, 그리고 차량 수명이라는 측면에서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한가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된다. 숙련된 운전자라고 해도, 자칫 ‘적정 공기압’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비일비재하고, 초보 운전자는 ‘적정공기압’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도 너무 많다. 미쉐린 고객기술부 아시아·태평양 총괄매니져인 셰인 채더튼(Mr. Shane Chadderton)이 한국의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적정 공기압’이 왜 중요한지를 얘기하고 싶다며, 글을 보내왔다.

미쉐린에 몸담은 지 11년.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나는 호주를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의 다양한 트럭·버스 운송회사들을 경험해왔다. 아시아의 타이어 시장은 매우 흥미로웠고, 그중 단연 최고로 여기는 시장은 한국이었다.

트럭·버스 타이어 시장조사를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전국의 트럭 운전자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묻던 질문은 단연 ‘적정공기압’에 대한 질문이었다. 선진화된 상용차 시장이라곤 하지만, 매일같이 차량과 함께하는 운전자들 역시 제조사가 제시하는 적정공기압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타이어 연비의 키워드. 회전저항
적정공기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전저항부터 이해해야 한다. 트럭과 버스를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총합을 100%로 본다면, 타이어만을 회전시키기 위해 소비되는 에너지는 약 30%다. 이를 회전저항이라고 하는데, 개별 타이어의 회전저항 수준에 따라 차량의 연료 소모량이 영향을 받으며, 이 값이 높을수록 연비는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모든 축에 장착된 타이어의 회전저항 값이 15% 정도 낮아지게 된다면, 연비는 약 5% 정도 향상된다.

이렇게 연비에 큰 영향을 주는 회전저항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차량의 속도 ▲하중 ▲차량 형식 ▲노면 상태 ▲차량 정렬 상태 ▲타이어 공기압 등이 있다. 특히, 이 중 공기압은 회전저항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타이어의 올바른 관리는 운전자의 생명과 차량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음에 이견을 가지는 이는 없다. 이에 운전자들은 정기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타이어센터를 정하고, 센터장이 추천하는 공기압을 관성적으로 맞추고 있다. 문제는 추천 공기압이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적정공기압이 아닌 입소문으로 관습화된 공기압이라는 점이다.

승차감의 함정, 저공기압
앞서 언급한 관습화된 공기압에는 첫째로, 타이어 제조사가 제시한 권장 공기압에서 적은 양의 공기압을 줄여 주입하는 경우다. 이 경우 운전자는 차량의 승차감이 더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타이어가 지속적으로 저공기압 상태에 노출된다면, 굴신운동(타이어가 위아래로 눌렸다가 펴짐이 반복되는 현상)이 심하게 일어나, 타이어 내부구조에서 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타이어를 구성하는 철심과 고무 층이 분리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철심 층간에 마찰로 심각한 경우 타이어 파열로 이어진다. 분명한 것은 저공기압 상태의 타이어는 연비 저하의 주력 원인으로도 꼽힌다.

연비 향상의 유혹, 과공기압
둘째는, 반대로 권장 공기압에서 적은 양의 공기압을 더 주입하는 경우다. 이때 매우 미미하지만, 차량의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되며, 한국의 많은 타이어 서비스센터의 경우 이를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차량 운행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타이어는 노면과 차량 사이에 닿는 유일한 부분으로서 접지면적은 안전한 주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접지면적이 줄어들게 되면, 출발과 제동, 선회 시 차량의 주행 안정성을 크게 저하시킨다. 노면으로부터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 역시 저하되어 외부의 충격에 의해 타이어는 더 쉽게 파열된다. 승차감 역시 크게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비가 소폭 상승해 주유비를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을지라도 타이어의 손상은 결국 타이어의 수명을 앞당기기에,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는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안전과 직결되는 조향 성능 저하 및 그 밖의 여러 가지 악영향이 발생하기에 지양해야만 하는 관습이다.

미쉐린은 트럭 운전자들의 안전하고 경제적인 주행을 위해 이러한 잘못된 타이어 관련 지식들을 올바르게 확립하고, 적정공기압을 널리 알리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한국 트럭 및 버스 운전자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