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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점검│‘8·30 화물운송 발전방안 대책’ 이후
화물차 수급조절 완화 중·대형은 철저 외면
차량 수급 조절은 1.5톤 미만 택배차량만
지입제 철폐·표준운임제 도입·과적근절 등
화물연대 요구에 정부 ‘일부 수용’ 시늉만
박현욱 기자  |  ilovetru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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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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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동량 증가와 함께 차량 공급량 증대가 필요한 중대형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정부의 허가제 완화는 전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중대형 영업용 화물차 위주의 화물연대의 반발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8·30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이하 8·30 대책)’에 반발해 최근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했던 화물연대가 파업을 전격 철회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2003년, 2008년 등 과거 총파업 분위기와 달리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는 모양새였다. 그렇지만 파업 철회 조건으로 정부는 화물연대가 파업의 명분으로 삼았던 몇 가지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선에서 합의점을 도출해 냈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화물차 운행안전 확보를 위해 과적 단속을 강화하고 지입차주 권리보호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확약을 했다. 그러나 화물연대의 주요 요구사항인 표준운임제 도입, 지입제 폐지, ‘8.30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폐기 요구 등은 수용하지 않는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총파업 이후 단골로 등장하는 ▲차량 수급 조절제 유지 ▲지입제 철폐 ▲표준운임제 도입 등 화물연대의 핵심 요구 조건이 다소 누락돼 향후에 다시 파업의 불씨를 남겨둔 셈이다.

   


8·30 대책에 파업 불씨는 여전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은 지난 파업과 달리 전국 규모의 물류대란으로 이어지지 않고 10일 만에 끝이 났다.

파업 동력 약화의 원인으로 비상수송 대책 본부 구성, 자가용 화물차 유상운송 허용 등 정부의 대처도 한 몫 했지만, 파업의 파괴력을 결정짓는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의 참여가 저조해 실제 파업 참여율은 전체 운송 차량의 10% 안팎이 었다.

이번 파업은 1.5톤 미만 소형화물차량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는 ‘수급 조절제 완화’가 주요 명분이었다. 그러나 화물연대 회원 대부분은 대형 컨테이너 운송차량 소유주로 1.5톤 이하 차량과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운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업에 대한 뚜렷한 명분이 약했고, 운송시장에서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이 요인인 것 같다.”고 전하고 “8·30 대책의 수급 조절제 완화는 소형 차종에 국한되지만, 향후 후속대책에서 대형 차량까지 점차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화물연대는 2003년, 2008년, 2012년 그리고 2016년까지 총 네 번에 걸쳐 파업을 진행했다.

비록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했지만, 화물연대는 현 화물운송시장을 대표하는 가장 큰 단체다. 이 단체는 정부의 새로운 화물운송 대책이 나올 때 마다, 그리고 그 대책에 반발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그때 마다 크던, 작던 요구사항을 관철시켜 왔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고 싶은 대책에 사전 제동을 거는 거대 단체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실제, 물동량 증가와 함께 차량 공급량 증대가 필요한 중대형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정부의 허가제 완화는 전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중대형 영업용 화물차 위주의 화물연대의 기득권 논리가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핵심은 ‘차량 수급 조절제 유지’
거슬러 올라가, 영업용 화물차의 허가제가 도입된 2003년 화물운송시장은 차량 포화상태로 인해 운송단가 하락이 지속되자 화물연대는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를 내세우며 대대적인 파업을 감행했다.

핵심은 ‘수급 조절제’였다. 정부는 ‘화물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 영업용 화물차의 수를 제한하도록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했다.

두 번째 파업인 2008년에는 치솟는 유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운송료로 인해 물류업계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운송료 인상, 경유가 인하, 표준요율제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정부의 협상카드로 운임 최저가 기준을 마련하는 ‘표준 요율제’를 내세우고 시범운영 및 법제화 추진을 내세웠다. 현재까지 요원한 상황이다. 당시 운송거부율은 70%가 넘는 수준이었다.

2012년 화물연대는 기름값 폭등 및 물가 인상 대비 실질 임금과 운임은 생존권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내세우면서 세 번째 파업을 감행했다. 주요 요구사항으로 표준 운임제, 경유가 인하, 도로비 할인, 지입제 폐지 등을 내세웠다. 이전 파업과는 달리 운송거부율이 20% 수준에 그치자 5일 만에 성과 없이 파업의 종지부를 찍었다.

10년 넘게 파업이 반복되면서, 화물연대가 주장한 가장 큰 요구사항은 차량 수급 조절제 유지, 지입제 폐지, 운임비 보존 등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부 조건만 수용했을 뿐 화물연대 입장에서 만족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네 번째 파업 철회 이후에도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보는 이유다.

만만한게 1.5톤 택배차량만 증차
그동안 정부와 화물연대 간 가장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수급 조절제다. 2003년 이후 등장한 수급 조절제는 13년 넘게 영업용 화물차의 수를 규제해 왔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9월까지 집계된 영업용 화물차의 수는 38만 8,000대로 지난 2003년 대비 택배차량 및 특수용도형 화물차 증차로 차량의 수는 증가했으나 그 중 화물운송의 핵심의 되는 카고형이 24만 4,000대로 2003년과 현재 차량 대수와 별 차이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올 들어 10년 이상 꿈쩍 않던 영업용 화물차량 대 수에 슬슬 완화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2016년 업무계획’을 통해 신규 허가제와 영업용 화물차의 신규 증차 가능성을 암시했으며, 이어 지난 8·30 대책을 통해 1.5톤 이하 소형 화물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 10년간 택배물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증차 불허’에 묶여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했던 택배차량과 함께 법인 번호판으로 구분되는 일반 업종의 1.5톤 미만 소형 화물차까지 자유로운 증차가 가능토록 했다. 아울러 정부는 화물운송 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제도들에 대한 공론화를 거쳐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를 위해 8·30 대책과 같은 중장기로드맵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번호판 웃돈. 영업용 차주에겐 ‘재화’
수급조절제와 함께 같이 따라가는 것이 바로 ‘영업용 번호판 웃돈(프리미엄)’ 이다.

기존 화물차주들의 기득권을 인정한 수급 조절제는 구조적으로 기존 ‘0’원 이었던 영업용 번호판에 일종의 재화개념으로 스스로 가치를 붙이면서 프리미엄을 창출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화물 및 택배 물동량이 급성장하면서 영업용 번호판 프리미엄은 2,000만 ~3,000만 원선에 거래됨에 따라 일부 화물차주들이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택배차량을 운행하거나 영업용 번호판을 비싸게 사고파는 시장이 형성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프리미엄이 되레 화물차주 를 곤란하게까지 만들기도 했다. 영업용 번호판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악용해 일부 운수업체들은 번호판 장사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사회적 병폐로 전락 했다.

‘지입’ 위주의 시장…지입차주가 96%
영업용 화물차의 프리미엄이 부작용에도 불구, 화물운송시장에서 당연시된다면, 직영 차량이 아닌 개인 화물차주 에게 운송을 맡기는 ‘위·수탁(이하 지입) 제도’ 또한 보편화돼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기준 일반화물운송시장의 지입차주 비중은 약 96% 로 달하는 것으로 나타낫다. 대부분 지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지입제는 70~80년대 자본이 부족했던 운수회사와 화물차주 모두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을 꾸릴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업무 분업화로 효율적인 일처리를 할 수 있어 화물운송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으나 오랜 시간 지입제가 고착화 됨에 따라 일부 운송업체와 주선 업체들은 지입료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화물차주의 차량은 자신의 차량이지만 운송업체의 명의로 등록해야 하는 등 재산권 침해, 일방적 지입계약 해지 등 불공정 계약관계에 놓여있다.

이에 정부는 8·30 대책을 통해 20대 이상 화물차를 보유한 직영업체에 소형 화물차 증차를 허용하는 등 직영화를 유 도하는 한편 불공정 지입계약 조항 무효화, 지입차주의 계약상 지위 양도 허용, 위·수탁계약 실태조사 실시 등 지입차주 제도개선을 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 계속돼온 이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강제성과 자율성 사이의 표준운임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화물 운송의 운임 비용 구조다. 화주와 운수 업체가 협의해 책정하고 화물차주가 해당 운임을 보고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화물운송업계에서는 2008년 화물 운송의 최저운임을 정해주는 표준요율제에 이어 2008년부터 택시처럼 거리 및 톤급당 운임 비용을 산정해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로 표준운임제를 꾸준히 제시하며,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08년도 화물연대 파업 당시 이명박 정부는 표준운임제 실시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의 정부는 이에 대해서는 난색이다. 8·30 대책서 시장경제원칙 위배와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이유로 운임 산정의 기준을 제시하는 ‘참고원가제’ 도입했으나 강제성이 없는 조약으로 비판 받고 있다.

한편, 화물연대는 화주의 최저입찰제, 운송·주선 수수료에 대한 규제, 화물노동자가 수령해야 하는 운임에 대한 강제성 있는 규제가 없다면 현재의 구조화된 밑바닥 운임이 지속될 것이라며 불만을 사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조처를 통해 그동안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증차 규제만 있었을 뿐 공식적으로 완화된 내용을 담은 8·30 대책이 신규 수요에 대한 우려, 운임비용 하락 등을 이유로 화물운송업계에 주는 충격이 컸던 모양새다.

특히 지입제 철폐, 표준운임제의 경우 화물운송업계 사이에서 꾸준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다소 소극적인 대처는 화물차주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가 화물운송시장 선진화를 위해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만큼 향후 후속대책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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