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못받고 전전긍긍하는 트럭 고객들
센터마다 정비 대기차량 북새통에 불만
판매량 비례해 ‘서비스 품질’ 개선해야

 

얼마 전, 본 기자에게 한 수입산 트럭 업체의 서비스센터에 대한 익명의 제보가 들어왔다. 줄곧 국산 덤프트럭만 몰았던 그는 작년 새로운 유로6 차량을 구입하면서 수입 트럭에 눈길을 줬단다. 제품의 품질에 줄곧 만족하던 그는 정비 시점이 되어 경상도에 있는 한 서비스센터에 처음 들어섰다. 하지만 정비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트럭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해당 서비스센터는 현재 예약이 많기 때문에, 단순 정비나 잔고장은 운행하면서 다른 지역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가시는 것이 빠를 것 같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이런 모습이 매우 잦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년 수입트럭 판매 증가세가 크게 늘고 있음에도,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은 매우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한 하나의 현상이다. 판매량 증가 속도에 맞춰 서비스망 또한 확장돼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가치에 대한 영향력을 말할 때, 제품의 품질 못지않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애프터서비스(이하 A/S)다. 고객 대응 방법과 전문성에 따라 후속적인 제품 판매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업체들로서는 사활을 걸어야 하는 사업이다.

특히, 이전에는 소비자들이 초기 차량가격과 연비 정도를 구입 기준으로 두었던 반면, 최근 몇 년 사이 A/S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운행시간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만큼 서비스센터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 질주 속, 서비스망은 답보
국내 중대형 트럭 시장에서 수입 상용차는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질주하고 있다. 차량 가격이 비싸도 잘 팔리고 있다. 수입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에 더해 차량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는 트랙터 및 덤프트럭 등 기존의 트럭 라인업 외에 최근에는 중대형 카고트럭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함으로써 판매량을 크게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수입트럭의 전체적인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동력이 지속적으로 발휘되면서, 상대적으로 국산 트럭의 점유율을 끌어내리는 형국이다.

이같은 수입트럭의 판매 강세로, 올 연말에는 중대형 수입트럭 시장점유율이 30%의 벽을 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던 것이 5년 사이 3배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입트럭의 성장세에 비해 서비스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비를 받아야 할 예비 트럭들은 날이 가면 갈수록 많아지는데, 서비스센터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입트럭 업체의 서비스센터망은 몇 년 사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그 수는 미미하고 여전히 국내 트럭 업체들에 비해 양적으로 크게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리콜 문제로 서비스센터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올해 서비스망 확충 극히 미미
지난 몇 년 동안 대형 트럭을 중심으로 국내 및 수입업체들은 전국 서비스센터 지도를 경쟁적으로 넓혀왔다. 특히, 유로6 규제가 발효된 작년에는 2014년에 비해 서비스센터 숫자가 눈에 띄게 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제품 구입 시 좀 더 신뢰를 갖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별로 제품 출시에 맞춰, 앞 다퉈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 대형 트럭 정비가 가능한 신설 서비스센터는 현대차와 볼보트럭코리아만이 한 곳씩 확충됐을 뿐, 큰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각 업체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지역별로 서비스센터 위치를 조정하면서 서비스망 숫자가 줄어든 경우도 생겼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어느 한 지역에 서비스센터가 편중되지 않게 위치 선정 역시 신중해졌다.”며, “화물차주들의 주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지역 내 도로상황까지 고려하는 추세”라며, 서비스센터 지역 변경(이전)에 대해 운을 뗐지만 확충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입트럭 업체들은 판매량 증가에 맞춰 전국 주요 물류거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망 구축 및 확충이 전략적으로 필요한데, 경쟁 업체들 간 영역표시를 하듯 서비스센터 확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서비스 확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듯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무튼 기본 차량값이 억대를 뛰어넘는 상용차를 선택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누구나 A/S의 중요성에 이의를 달지 못한다. 잔 고장이든, 큰 고장이든 일단 정비업체에 들어가면 최소 하루 이상은 일을 허탕 치게 되고, 그만큼 수익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량을 급속히 증대시키고 있는 수입트럭 업체들은 점유율이 늘어나 응대해야 하는 고객이 많아진 만큼 그들의 서비스에 대한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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