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 증가·운송제품價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부담 가중시키는 사회문제될 가능성
젊은층 신규진입 없이 기존 운전자들 은퇴
운전자 이미지와 근무조건 개선이 急先務

▲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등 화물차 운송 비중이 높은 해외 선진국에선 운전자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물차를 이용한 육상운송은 물류시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운송수단이다. 일본은 전체 화물의 약 90%, 호주와 미국은 약 70%가 화물차를 통해 이동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은 점차 노령화되고 이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다.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등 화물차 운송 비중이 높은 해외 선진국에선 이미 노령화로 인한 화물차 운전자 부족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부족현상은 곧 운송비 증가와 운송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회문제로 번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큰 우려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젊은 층의 화물차 운송시장 진입이 줄어든 것은 자명한 사실이거니와 화물차 운전자 노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운전자 노령화 이미 ‘심각’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화물차 운전자의 연령은 2014년 기준 일반 50.3세, 개별 54.2세, 용달 59.6세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평균 운전 경력도 2014년 기준 일반화물 18.6년, 개별화물 17.6년, 용달화물 15.4년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젊은 인력들이 화물차 운전을 기피해 신규 인력의 진입이 제한되고 있는데다,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노령화와 화물차 운전자 부족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미 유사한 상황을 겪고 있는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일본…구직자 대비 고용인 2배↑
먼저 대표적으로 화물차 운전자가 부족한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았다.

일본 구인 구직 전문 업체인 ‘런스터드’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연령은 45세, 이 중 20대 운전자의 비중은 10% 이하로 심각한 노령화를 겪고 있다.

젊은 층의 진입 없이 노령화가 지속되다보니 화물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구인배율은 2015년 7월 이후 10개월 연속 2배를 웃돌고 있다. 쉽게 말해 고용인이 구직자보다 2배 많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운송사업자 중 70%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지만, 저출산, 노령화 등 현재 일본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구조 변화를 생각한다면, 이 같은 현상은 적어도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영국…10년 만에 2만 5,000명 감소
영국도 마찬가지로 상황은 어렵다. 영국 수송화물연합(Freight Transport Association, FTA)이 분석한 ‘2016 화물운송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영국 대형트럭 운전자의 평균 나이는 45.3세였으며, 2007년에는 46.8세, 2015년에는 48세로 15년간 계속 높아지고 있어 노령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반면, 물류산업의 성장으로 대형 화물차 운전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가고 있지만, 신규 진입 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화물차 운전자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2015년 2분기 영국 내 대형 트럭 운전자는 29만 9,217명으로 10년 전인 32만 3,530명에 비해 약 2만 5,000명(-7.5%)가 감소했다.

이와 함께 운송사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09년 2분기에는 약 22%의 운송사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반면, 2015년 4분기에는 약 75%의 운송사업자가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운전자 ‘멸종 위기’ 수준
미국 화물차 운전자는 노령화로 인해 ‘멸종 위기’ 수준에 치닫고 있다.

미국트럭운송협회(ATA)에 따르면, 미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42세 수준이나,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연령은 49세로 이 중 몇몇 운송업체는 운전자의 평균연령이 50대 후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015년 기준 미국 내 부족한 화물차 운전자 수는 약 5만명 수준이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2020년에는 약 15만명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미국 물류 컨설팅 회사 ‘존스 랭 러셀’의 리치 톰슨 대표는 “화물차 운전자 부족으로 인해 경유 가격이 25% 가까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송비용은 8%가 올랐다.”며, “경기회복으로 운송화물이 늘어나는 시점에 운송업계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호주…30세 이하 운전자 18%에 불과
화물차 운송이 전체 화물의 75%를 차지하는 호주 또한 노령화로 인한 운전자 부족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볼보트럭 호주지사가 화물차 운전자 부족을 주제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호주 내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연령은 47세, 이 중 30세 이하의 젊은 운전자 비중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화물차 운전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는 운송사업자는 절반에 가까운 46%를 차지했으며, 전체 운송사업자 중 60%는 화물차 운전자 부족 문제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해외 사례에서 보았듯이 화물차 운전자 노령화는 화물차 운전자 부족과 서로 동떨어진 관계가 아닌 연쇄적으로 작용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젊은 신규 화물차 운전자의 진입 줄어드는 반면 기존 운전자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은퇴를 고려하는 운전자가 늘어나고 가용인원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낮은 운임비용, 열악한 근무조건 등 화물차운송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영업용 번호판 ‘허가제’, 차량을 차주가 직접 구입해야 하는 ‘지입제’ 등이 맞물려 젊은 층의 진입이 더욱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선 화물운송시장에 대한 젊은 층의 부정적인 시각을 개선하고 화물차 운송업 종사자들의 직업의식을 고취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높은 노동 강도 개선을 위한 운전시간 제한제도 도입과 더불어 표준운임제, 참고원가제 등 운전자의 수익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2, 30대의 젊은 층을 진입시키기 위한 전문 화물차 운전자 직업교육 마련이 촉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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