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등록기준 자가용 21%↑, 영업용 0.2%↓
믹서와 덤프트레일러도 덩달아 판매늘어

 

 

③ ‘자가용 덤프’가 수요 폭증 주도
셋째는, 사용 목적이 영업용보다 자가용으로 더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신규 등록 제한 대상인 덤프트럭은 화물차와는 달리 주로 개별 운송업자들이 영업을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자가용 덤프트럭은 평상시 전체 등록대수(건설기계)에서 12~13% 정도에 머물렀다. 판매 증가율도 일정한 선을 유지했다.

그러던 것이 작년 6월 이후 전체 등록대수의 한 자리수 증가율에 비해 자가용은 두 자리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업용은 오히려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올 3월 말까지 등록된 덤프트럭은 5만 6,071대로 전년동기(5만 4,527대), 전분기(5만 5,023대)에 비해 각각 2.8%와 1.9%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미미해 보일지 모르지만, 평상시 증가율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가용은 독보적인 판매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올 3월 말까지 등록된 자가용은 총 8,468대다. 이는 전년동기(7,007대), 전분기(7,518대)에 비해 무려 20.9%와 12.6% 증가한 수치다. 영업용은 오히려 마이너스 0.2%를 보였다. 통계상 자가용과 영업용 수치는 순수 신규 등록이 아닌 자진말소(폐기, 수출, 반품 등) 및 직권말소(검사미필, 허위등록 등)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덤프트럭 수요가 자가용으로 대거 몰리는 이유, 무엇을 의미하나?

현재 덤프트럭 개별 운송사업자는 대폐차로 신차 구매가 가능하지만, 신규로 덤프 운송사업에 나설 경우라면 신규 등록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 영업용 번호판을 사는 경우다. 이 경우 번호판 프리미엄(웃돈) 현 시세 1,50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영업용 번호판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일감은 충분한데, 영업용 번호판은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규 등록 제한이 없는 ‘하얀 번호판’의 자가용으로 몰리는 이유다.

수입트럭업체의 한 관계자는 “판매하는 입장에서 영업용이든, 자가용이든 다 좋지만 일단 팔 물건이 없는 실정”이라고 전하고 “일부 운송업자가 자가용으로 구매해서, 영업행위를 한다면 이는 불법운송이고 법적으로 충분히 문제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평상시의 덤프트럭 등록상황을 보면, 자가용의 증가율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④ 믹서와 덤프트레일러도 판매 호조
끝으로, 건설용 트럭으로 덤프트럭은 혼자만 즐기지 않고 있다. 믹서트럭과 온로드용 덤프트레일러도 함께 잘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덤프트럭 수요 분위기가 올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도 충분한 예상이 가능하다.

본지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내 믹서트럭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와 타타대우가 올 1분기 동안 판매한 믹서트럭은 730여 대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의 460여 대, 전분기의 450여 대에 비해 각각 58.7%와 62.2% 증가한 수치다. 덤프트럭보다 그 이상의 판매실적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판매 수치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국내 트레일러 업체들이 생산·판매하는 덤프트레일러도 상당량의 수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 당진의 트레일러 전문업체인 I사는 종전 10대가량에서 지금은 매월 20여 대 정도 판매하고 있으며, 타사를 합칠 경우 월간 30여 대가량 공급되고 있다.

이처럼 덤프트럭 위주로 건설용 트럭이 전반적인 내수 호황을 맞고 있는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그동안 경기부양책으로 추진했던 택지 개발과 토목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택지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대형급 건설 공사가 덤프트럭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이들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 동안 기름값이 하향 안정되면서, 덤프 운송사업에 새로 뛰어들거나 확장한 데서 그 원인을 찾는 경우도 있다. 

⑤ 현재 흐름은 비정상적…‘된서리 우려’
이와 관련, 타타대우의 한 관계자는 덤프트럭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요새 기름값이 많이 떨어져서, 기름값이 한창 비쌀 때보다 운임수입이 월 200만 원 정도가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수도권의 건설현장에서 벌어들이는 덤프트럭 지입차주들의 수입이 좋아 신규 수요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가용으로 대거 수요가 크게 몰리는 데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 관계자는 “덤프 운송업의 신규 등록이 어려운 상황에서 웃돈이 붙은 번호판조차 구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하고 “이는 결국 프리미엄과 영업용에서 자유로운 자가용 형태로 등록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나아가 “문제는 자가용으로 등록해 영업 행위를 한다면, 언젠가는 된서리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과거 4대강 사업으로 호황을 누렸던 덤프트럭 시장은 사업이 종료되면서 한동안 판매부진에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내 및 수입트럭 업체들은 “지금의 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이후에는 깊은 판매부진이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현재의 덤프트럭 시장에 대한 긍정과 부정적인 시각을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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