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콜버스에 택시업계 쏠라티 주목
수입 캠핑카 대체자원으로 역할 가능

▲ 캠핑카 용도로도 쓰이는 쏠라티
▲ 해외용 쏠라티 카고트럭
현대자동차의 ‘그레이스’, 기아자동차의 ‘봉고3 버스’, 쌍용자동차의 ‘이스타나’. 모두 판매부진을 이유로 단종된 바 있는 15인승 승합차들이다. 이러한 승합차시장에 현대차의 ‘쏠라티(SOLATI)’가 10년 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쏠라티는 지난 2014년 9월 독일 하노버 국제상용차박람회(IAA)에서 처음 세간에 공개된 후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판매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현재는 출시 초기로 시장 반응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난 뒤 쏠라티의 판매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쏠라티 내수는 월평균 70대를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전 자사의 경쟁 차종으로 지목되기도 했던 그랜드 스타렉스가 같은 기간 매월 3,800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급 의전용 대형 밴으로 출시된 쏠라티는 그 타겟이 한정적으로 정해져 있어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는 평가다. 과연 쏠라티가 지금까지 이어온 판매부진을 털어내고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현재 국내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종합해 분석해 봤다.

심야 콜버스, 1순위는 쏠라티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 도심지역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를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발지와 목적지를 스마트폰에 입력하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모아 집 근처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주는 ‘심야 콜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앞서 심야 콜버스 서비스가 처음 시행됐을 당시 승객이 빠져나갈 것을 염려한 택시업계의 반발로 허용이 무산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에서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심야 콜버스를 새로운 업역으로 인정하고 정식 허용했다.

허용범위는 택시 및 버스 면허를 소지한 자 한에서 택시 면허업자는 11인승 이상 13인승 이하 승합차, 버스 면허업자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나, 16인승 이상 버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업계의 주목을 받는 차량이 바로 쏠라티다. 14~15인승으로 출시되었지만, 개조를 통해 13인승이 되면 택시업자나 버스업자 모두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개인택시조합과 법인택시조합은 심야콜버스 운영사인 ‘콜버스랩’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쏠라티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4월 시행 예정인 심야 콜버스의 승객수요가 정확하지 않아 20~50대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점차 차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재 강남권 일대에 국한되어 시행되고 있는 심야 콜버스의 범위가 확대되고, 새로운 업역인 심야 콜버스 시장에 여러 기업이 등장한다면 쏠라티의 수요는 더욱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캠핑카 시장, 쏠라티 역할에 주목
지난 2014년 6월 정부의 자동차 튜닝산업 진흥대책에 따른 규제 완화 등으로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캠핑카 구조변경이 가능해졌다. 이에 국내 캠핑카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캠핑카 등록 대수는 2012년 477대, 2013년 657대에서 규제가 완화된 지난 2014년에는 1,055대를 기록하며, 2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더불어 얼마전에 열린 ‘2016 스포츠 레저 박람회’에는 29개 캠핑카 업체가 참가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며 캠핑카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대변했다.

쏠라티는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승합 차종 중 가장 큰 승합차에 속한다. 이는 곧 캠핑카의 내부공간을 넉넉하게 가져갈 수 있고 각종 장비를 설치할 공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벤츠 스프린터로 캠핑카를 제작하던 튜닝 업계는 이와 유사한 쏠라티에 공유할 수 있도록 레이아웃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월 현대차에 캠핑카를 납품하고 있는 ㈜성우모터스는 국내 최초 쏠라티를 기반으로 한 캠핑카를 제작하고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함으로써 쏠라티의 캠핑카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에 튜닝업계 관계자는 “국내 캠핑카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차종은 그랜드 스타렉스지만 비교적 좁은 내부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벤츠 스프린터를 대안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며, “쏠라티를 캠핑카로 사용할 수 있다면 합리적인 선택지가 생기게 되는 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캠핑카에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자동 변속기로 꼽으며 쏠라티의 수동 변속기가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분위기상 심야 콜버스 도입과 더불어 캠핑카 시장의 활황까지, 쏠라티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상황들이 이따금 생겨나고 있다. 이제 남은 몫은 현대차의 적극적인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 겨냥 카고트럭으로 변신?
현대차는 쏠라티 개발 당시부터 카고 밴을 포함해 3개의 버전으로 판매가 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독일, 스페인, 체코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 중이다. 이에 상용차업계에서는 쏠라티 카고트럭이 국내에 출시된다면, 현대차의 소형 트럭 ‘포터2’와 준중형 트럭 ‘마이티’ 사이의 공백을 메우게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본지 취재결과, 현대차 관계자는 쏠라티 카고트럭의 국내 판매에 대해 일축하며, 해외시장을 목표로 출시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라오는 법이다.”라며, “현대차가 지금 당장은 국내 출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 출시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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