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버스 독점무대에 유럽·중국산 진출 거세질 듯

▲2015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현대차 대형 밴 쏠라티와 볼보버스 브랜드의 태영모터스 2층 광역 버스. 2016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가 도입된 지난 2015년 국내 버스시장은 수입산 버스의 신규 진출 및 진출 예고로 점철된 한 해였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자일대우버스가 주도하고 있던 버스시장에 선롱버스 등 중국산 버스업체가 지속해서 진출하는 것은 물론, 볼보 엠블럼을 장착한 2층 광역버스가 본격적인 운행에 나섰다. 만트럭버스 역시 저상버스 도입을 추진 중이며, 스카니아도 국내 버스시장 진출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기도 했다.

국산 버스의 독주에 제동을 걸 대항마들이 속속 등장한다는 소식에도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버스시장이 큰 빛을 보지 못했다. 2011년 기준 등록대수 100만 대에서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버스시장. 해를 넘긴 올해 버스 시장 분위기는 어떠할까?

대형 밴 ‘쏠라티’, ‘카운티’ 위협하다
2014년 9월에 열린 독일 하노버 국제상용차박람회(IAA)에서 처음 공개된 쏠라티가 작년 10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프리미엄 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쏠라티는 판매가 개시되자마자 외형상 카운티의 판매량을 갉아먹고 있는 형국이다. 예상됐던 일이다.

실제, 매달 200대 내외로 판매되던 카운티의 판매량이 10월에는 거의 흡사하게 쏠라티 판매량만큼 감소했다. 또한, 10월 대비 두 배가 넘는 판매고를 보인 쏠라티에 반해 카운티의 판매량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머지않아 판매량 역전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자사의 경쟁차종이라고 여겨졌던 스타렉스 판매량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한편, 스타렉스와 쏠라티, 카운티를 제외한 현대차 버스 라인업의 2015년 총 판매량은, 2014년 총 판매량인 4,993대 대비 약 16% 늘어난 5,782대를 기록하면서 ‘유로6’의 가격 상승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은 모양새다.

기아차의 2015 서울모터쇼에서 새롭게 공개된 뉴그랜버드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버스시장 규모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2015년 기준 한 달 평균 약 136대가량 판매하면서 총 1,631대가 팔렸다. 2014년 판매량인 1,528대(월평균 약 127대) 대비 약 7% 증가한 수치다. 가격 측면의 이슈가 크게 없는 2016년 역시 이 기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일대우버스, 고전 속 전기버스 곁눈질
기존 판매하고 있는 차종 이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자일대우버스다. 작년 판매량은 2014년 기록치인 3,096대 대비 약 3.5% 감소한 2,986대를 기록했다. 딱히 부진한 것은 아니지만 현대·기아차의 증가세에 비하면 아쉬운 실적이다.

최근 자일대우버스가 제작한 전기 저상버스가 경북 구미시에 투입됐다. 도로에 전기선을 매설하여 운행 중 충전소에 들러 충전해야 하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환승 등 정차 시에 실시간 충전이 가능하다. 지난 2010년 현대차의 일렉시티와는 다른 구동 방식인 셈이다. 2016년 도로교통 환경 변화에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업체 관계자는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중국·일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대형 관광버스에 대한 수요가 줄었고, 앞으로도 별다른 호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저상버스 확대 분위기와 노후차량 교체수요에 희망을 걸고 있다며, “올 한해 대형 버스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치열한 수성전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산 버스, 지금은 서서히 움직인다
지난 10월 볼보 엠블럼을 장착한 시티투어 2층 버스가 부산에 등장한 데 이어, 서울-경기권 광역버스 라인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의 제반 사후 서비스는 전국 28개 서비스망을 구축한 볼보트럭코리아 서비스센터에서 받을 수 있어 스웨덴 볼보버스의 간접 진출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전국 지자체에서 2층 버스 도입에 관한 소식이 연일 들리고 있어 이번 볼보 2층 버스 진출이 교두보 역할을 해 다양한 볼보 버스가 들어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 역시 국산 저상버스를 제쳐두고 수입산 브랜드인 독일 만(MAN)사의 저상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작년 논의되기 시작해 금년 국내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스카니아 역시 향후 버스시장 진출에 대해 개방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작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카이 파름 스카니아코리아 사장은 이미 유럽에서 운행되고 있는 스카니아의 고급 버스와 시내버스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기 위해 시장 환경을 비롯해 법규 등 다양한 부분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진출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그 진출시기와 모양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수입시장 분위기를 놓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트럭 시장처럼 언젠가는 형성될 것이고 오래전부터 예견돼 온 수입 버스시장. 현재의 외국산 버스 도입은 수입 상용차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광역 지자체들이 대중교통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진행되는 상황이다.

중국산 선롱과 안카이, 꾸준한 시장 공략
올해도 중국산 버스의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롱버스코리아는 듀에고 후속으로 최고 23인승인 중형 버스 ‘AVIC500S’을 출시, 현재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산 버스의 본격 진출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뒤 안전 및 A/S 문제로 홍역을 치른바 있는 선롱버스코리아가 다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롱버스 이외에도 현재 국내에 다양한 중국산 버스 수입업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최근 33인승 안카이 버스가 부산 신항으로 들어와 시승 및 전시행사를 끝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진출시기와 그 여부는 국내 판매를 위한 인증 절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수입을 추진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수입될 제품의 경쟁력을 자신하면서도 자칫 인증에 지장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전 공개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