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중·총중량’ 규제에 일부 단체 거센 반발
끊임없이 국내시장 공략하는 중국산 상용차
2층 버스 중심 수입 버스시대 사실상 개막

▲ 2015년 한 해는 유로6 런칭 행사를 비롯해, 상용차업계에서는 큰 관심들을 모았던 일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았다. 왼쪽부터 1월 말 업체 중 유로6 행사를 가장 먼저 가진 타타대우상용차의 유로6 런칭 모습. 중형트럭 볼보 FL 런칭, 강한 반발로 무산된 총중량 및 축하중 공청회장 모습, 수입버스 시대를 연 2층 광역버스.
국산 및 수입 상용차업체들은 올 상반기 연이어 유로6 신모델을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고, 고도의 기술력을 적용한 유로6 체제에서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모델이란 공히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유난히 바쁘고 분주했던 2015년 상용차시장을 되돌아보았다.

국산·수입업체들, 유로6로 바쁜 한 해
우선 국내의 대표적인 상용차업체들, 국내 및 수입 사별로 되돌아보았다. 현대자동차는 17년 만에 모습을 탈바꿈한 준중형 트럭인 유로6 ‘올뉴마이티’를 공개했다. 독점 차량의 위용답게 차량 가격이 올랐음에도 최근 차량 판매량이 급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야심작으로 선보인 14~16인승 대형 밴 ‘쏠라티’는 10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모습을 감춘 15인승 전용 승합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호차가 출고된 10월 중순 당시 이미 400여 대의 계약 대수를 달성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타타대우상용차도 유로6 신모델 런칭과 함께 새로운 FPT 엔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FPT는 유럽의 ‘올해의 디젤엔진(Diesel of the Year)’에 두 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이탈리아의 파워트레인 전문회사다. 특히, SCR(선택적산화촉매장치) 시스템만으로 유로6 배기규제를 충족한다. 타타대우는 이 기술력을 기초로 지난 5월부터 ‘연중 시승·체험 프로그램’에서 소비자로부터 내구성은 물론 승차감과 정숙성을 인정받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신모델 런칭 외에도 중형 트럭인 ‘볼보 FL’ 시리즈를 선보였다. 배기량 7,7ℓ,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107kg·m의 성능을 가지는 D8K 유로6 엔진과 I-싱크 자동 6단 변속기를 맞물려 사실상 현대차의 ‘메가트럭’과 타타대우의 ‘프리마트럭’이 양분하고 있던 중형 트럭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내년이면 10회째를 맞는 올해의 연비왕대회에서 12.04km/ℓ라는 연비를 기록함으로써, 다시 한 번 기술력을 입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임러트럭코리아는 국내 진출 수입 트럭 업체로서는 두 번째로 한국인 사령탑을 등장시켰다. 7월 1일부로 공식 취임한 조규상(44) 신임 대표이사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애프터서비스 부분 성장 전략을 성공적으로 마련, 실행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반증하듯, 올 한해 다임러트럭의 사업 핵심 키워드는 ‘서비스’였다. 제품 라인업 풀체인지에 더불어 서비스센터 확충에 힘을 쏟는가 하면, 악트로스와 아테고 대상 대대적인 서비스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스카니아코리아는 유로6 엔진 공개와 함께 총 10종의 덤프트럭, 7종의 트랙터, 9종의 카고트럭을 선보이면서 수입 상용차업체 중 업계 최대 라인업을 완성시키고 추가적인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중시, ‘연비 잭팟 이벤트’, ‘디자인 공모전’, ‘응답하라 1995 추억 공유 이벤트’와 ‘연비 효율 챔피언십’에 이르기까지 국내 진출 1호 상용차업체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유로6 신제품 런칭과 함께 D38 엔진을 공개했다. 성능과 효율성 간의 균형을 기반으로 고객의 총소유비용에 초점을 맞춘 플래그십 모델로,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275kg·m의 15.2ℓ, 직렬 6기통 엔진이다. 이밖에 만트럭은 현재 서비스확충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8월에는 2016년 준공될 용인시 일대 직영정비사업소를, 10월에는 포천에 서비스센터를 확충해 국내 사업 및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베코코리아는 국내 시장을 다시 공략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상용차 브랜드인 이탈리아의 이베코 역시 유로6 신모델 런칭과 함께 직판체제의 한국법인 이베코코리아 설립 출범식을 가졌다. 특히, 트랙터인 ‘스트라리스’와 덤프트럭인 ‘트래커’ 외에 한국에는 처음으로 새로운 중형 트럭인 ‘유로카고’가 공개됨으로써, 전례 없는 다양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유로6 이베코트럭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전국 로드쇼가 오는 12월 말까지 진행 중이다.

중·대형 트럭 판매량 급감…유로6 탓?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대형 트럭의 내수 판매가 급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5년 9월 현재 중형 트럭의 내수 판매는 총 1만 8,866대로 작년 동기 2만 3,523대 대비 무려 20% 가까이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트럭의 경우도 9월 현재 3,845대가 판매돼 작년 동기 4,144대 대비 약 7.2% 정도 감소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던 중·대형 트럭 내수 판매량이 2014년을 기점으로 한 차례 호황기를 누리다 다시금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올해 발효된 배출가스 규제기준 ‘유로6’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역시나 문제는 가격이었다. 까다로운 환경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제품 개발 비용이 들어간 신차들의 가격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올랐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 트럭 수요자들은 신차 가격이 대폭 오를 것에 대비, 작년 말 미리 트럭을 구매해 재고가 부족하기도 했었다.”며, “하지만 올해 신모델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면서 판매가 급감해 일부 업체의 경우 부가세에 해당하는 비용을 차량 가격에서 할인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취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장차의 경우 대형 특장사에서 유로6 모델을 대량 구입 및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약 21.4%의 높은 판매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허무하게 끝난 축하중 공청회
작년 말부터 1년 내내 업계에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정책적인 사항은 아무래도 축하중 규제일 것이다. 작년 말 대형 덤프트럭 및 일부 카고트럭에 대해 정부가 축하중 규제를 강화키로 한 바 있다. 골자는 화물 과적 차량을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현실화될 경우 일부 차종의 적재능력이 축소 제작되거나 운송 경쟁력 저하로 제작을 중단해야할 상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 10월 말 국토부는 총중량·축하중 규제에 관한 공청회를 열어 ▲ 운행제한 관련 ▲ 도로 포장 및 구조 관련 ▲ 자동차 제작 관련 ▲ 물류 분야 관련 등에서 전문가들을 선정,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믹서트럭, 펌프카 등 대한건설기계사업자 단체 소속 100여 명이 “중기 운송사업자 모두를 죽이는 공청회를 인정할 수 없고, 법 개정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청회 진행 자체를 무산시켰다. 이들 단체는 더 나아가 “국토부로부터 더 이상의 공청회를 열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개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생계에 큰 위협을 받는 관계자들의 반발로 당분간은 잠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상용차, 언제 흥하나
연초 ㈜선롱버스코리아는 중국산 상용차의 성공적인 국내 안착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많은 주요 언론사에서 보도할 만큼 중·소형 버스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시장에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주도를 포함한 여러 도로에서 눈에 띄게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출사표 이면에는 안전이 업계 최대 화두가 된 상용차시장에서 아킬레스건으로 다가올 수 있는 브레이크와 변속기 결함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사후서비스에서의 계속된 허점으로 결국, 국토부는 작년 수입·판매된 두에고 550대를 리콜 조치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판매된 차량의 거의 전량으로 다시 한 번 중국산 상용차가 고배를 마시는 순간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중한자동차가 국내에 들여오기로 한 소형 상용차 CK미니트럭과 CK미니밴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5대 자동차 제조회사인 북경기차그룹과 은상실업그룹의 합작회사인 북기은상기차에 의해 제조된 이 차량을 중한자동차에서 위탁판매를 맡아 국내에 들여오는 것.

현재 제품 출시를 위한 인증 과정은 모두 마친 상태며, 1월 초께 차량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CK미니트럭은 0.8톤, CK미니밴은 0.6톤의 적재량을 가지고 있으며, 가격은 각각 1,085만 원과 1,140만 원으로 다마스·라보와 포터 중간 급 시장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돼 영세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결국 수입버스 시대 개막하다
작년 말부터 거론돼왔던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운을 뗀 업체는 알렉산더데니스(ADL) 사의 ‘엔바이로(Enviro) 500’을 수입해 들여오는 ㈜아반트코리아였다. 하지만 사업 예산에 비해 높은 차량의 단가, 국내 규정상 차량의 전고 부적합 등을 이유로 경기도는 2층 버스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었다. 많은 경쟁 업체가 입찰을 했지만 2층 버스 1대당 예산인 4억 5,000만 원과 국내 차량 전고 기준인 4m를 충족할 수 있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이런 와중에 ㈜태영모터스가 볼보버스를 들고 나섰다. 사업 기준에도 딱 들어맞았다. 여기에 볼보의 탄탄한 경기도권 서비스센터망으로 정비 문제도 해결했다. 결국 1년간 사업자 선정의 대장정을 거쳐 지난 10월 22일, ‘볼보’의 엠블럼과 경기도의 ‘굿모닝버스’, 그리고 광역버스의 상징 ‘빨간 랩핑’을 매단 2층 버스가 버스 노선에 등장해 시민들을 태웠다. 경기도와 ㈜태영모터스는 연내 총 9대를 운행할 것으로 밝혔다.

간접적이지만 볼보버스의 성공적인 국내 안착으로 타 업체들 역시 자사의 버스를 국내로 들여오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시 역시 국산 저상버스를 제쳐두고 수입산 브랜드인 독일 만(MAN) 사의 저상버스 20대 도입을 추진 중이며, 스카니아코리아도 버스시장에 진출할 의사를 강력히 밝혔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유로6에 큰 오점
소형 트럭을 제외한 유로5 시대가 막을 내렸다. 2009년 국내에 적용된 유로5는 배기가스 기준이 더욱 엄격해진 유로6에 그 자리를 내주고야 말았다.

유로6 시대가 개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집중 시킨 사건이 있으니, 바로 전세계 자동차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다. 아직은 우리 상용차업계에까지 파장은 일지 않았다. 하지만 폭스바겐 그룹과 관련된 상용차 업체도 있어서 불똥이 언제 튈지 모르는 노릇이다.

이런 와중에 유럽위원회는 유로6 기준이 유로5 기준에 비해 규제를 너무 조인 것이 아니냐는 여론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신차 판매에 대한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을 완화하기로 밝혔다. 주요내용으로 유럽 전역에 850만 모델을 리콜 중인 폭스바겐을 포함해 2021년부터 새로운 제작되는 모든 차량이 유로6 기준(80mg/km)보다 50% 더 많은 120mg/km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앞으로 대기오염 주범의 오명을 안고 있는 상용차업계에 배출가스 완화 기준이 어느 정도로 영향을 줄지 궁금한 2016년을 한 달 앞둔 201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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