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 택지개발 등으로 덤프수요 급증
메이커들 물량확보 초비상…수급예측 전면 수정
“일시적인 현상” 우세 속 “당분간 지속” 예측도

▲ 덤프트럭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국내 및 수입트럭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공급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덤프트럭에 모래를 싣고 있는 모습.
“도무지 모르겠어요. 올 하반기 이후 갑자기 수요가 크게 늘어나네요. 메이커들 모두 공급물량이 딸려서 아우성이에요.” 최근 들어 대형 덤프트럭(25.5톤)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국내 및 수입 트럭업체들 모두 공급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갑작스런 덤프트럭 호황
타타대우상용차 등 국내 트럭 메이커를 비롯하여 볼보트럭코리아, 만트럭버스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 등 수입 트럭 업체들 역시, 덤프트럭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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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약하면 내년 3월께나 인도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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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들, 중고 수출과 택지개발서 원인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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