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춧돌은 역시 기술력…다양한 니즈 충족시키는게 관건
서비스 ‘무한 경쟁’ 시대…이젠 3년 보증은 기본 중 기본
볼보 ‘연비왕대회’, 각 사 마케팅 수단으로 앞다퉈 벤치마킹

 

 

▲볼보트럭코리아의 ‘연비왕대회’가 국내를 넘어 세계에까지 전파돼 열리고 있는 ‘볼보트럭 세계 연비왕대회’ 모습(윗사진)과 이를 벤치마킹한 현대차의 ‘연비 마스터 대회’ 모습. 고객 서비스에서도 양사는 경쟁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운용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서 화물차를 모는 남 모 씨는 “볼보와 함께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승차감과 성능 때문에 다른 트럭을 구매하기가 꺼려진다. 벌써 볼보 덤프트럭만 4대째 구매해 운용 중이다.”라며, 볼보트럭에 대한 애착을 전했다.
경기도 평택의 김 모 씨의 경우는 “경쟁 중형 카고트럭 중에서 가격도 가격이지만, 친근한 이미지와 더불어 서비스센터의 접근성이 좋아 10년 만에 메가트럭을 재구매했다.”며 국산 트럭 현대자동차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상용차 선택에도 '관성'이 존재한다?
화물차주들은 어떤 기준으로 차량을 선택할까? 보통의 경우라면 제품을 처음 사용해서 별 무리 없이 적응을 완료했을 때, 그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의 브랜드를 신뢰하며 다음에도 비슷한 성질의 제품을 구입하곤 한다. 제품 구매에도 ‘관성’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특히 상용차는 이 현상이 매우 두드러지는 제품군이다. 차량 가액이 상당히 높아 섣부른 재구매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온종일 차량과 시름해야 하는 운전자로서는 차량을 바꿀 때, 그동안 사용해왔던 제품의 기능이나 품질이 저하된다면 능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성 효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폴크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제품에 대한 하자나 소비자 측면에서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발생해 그 내용이 전파된다면, 신뢰가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국산 및 수입 상용차 업체들은 올 상반기 연이어 유로6 신모델을 발표했다. 이들 업체들은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고, 고도의 기술력을 적용한 유로6 체제에서 자사의 브랜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변에선 신모델이란 공히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했다. 

상용차 업체들 각 사의 유로6 신모델이 모두 드러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업체들의 판매실적에 어떤 변화를 보였는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유로5 당시처럼 판매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언이다. 결국 고객 인식 차원과 실제적인 점유율 차원에서의 선두 그룹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다. 국산 선두 업체 현대자동차, 수입 선두 업체 볼보트럭코리아. 이들 업체들은 어떻게 고객의 신뢰를 얻어 금자탑을 쌓고 있는 것인가.

기술력이 곧 브랜드다
엔진 및 편의사양 등 기술력에 대한 의지를 살펴보았다. 현대차의 경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자체 기술력으로 유로6 기준을 뛰어넘는 엔진을 개발한 업체다. 대형 상용차 급에는 540마력과 520마력의 파워텍 엔진과 430마력과 410마력, 350마력의 H-엔진으로 출력을 세분화시킴으로써 다양한 고객 수요층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동시에 유럽산에 뒤처지지 않는 자사의 엔진 개발 능력을 증명했다. 준중형과 중형 급에도 역시 140~170마력에 달하는 F-엔진과 280마력과 300마력의 G-엔진을 장착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승용차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은 첨단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를 상용차에도 적용, 사용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블루링크란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 장비를 활용해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차량 시동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냉·난방 장치를 조작할 수 있어 쾌적한 차량 환경을 만든 후 탑승할 수 있다. 또한, 각종 보안 기능들을 세계 어디에서나 원격으로 확인 및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기에 소모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차량진단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스마트한 차계부 역할도 소화하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엔진에 있어, 세계 최강의 750마력 엔진의 자사 기술력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또한, 엔진 성능을 다양화해 기존 차량모델 보다 4개 모델을 확충한 13개 모델을 시장에 공개함으로써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적극 반영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볼보트럭의 유로6 엔진은 배기량 증가나 출력 저하가 전혀 없이 기존의 높은 엔진 성능이 그대로 유지돼 공개됐으며, 국내에 판매되는 차량 중 동급 배기량 대비 가장 높은 엔진 출력을 보여줘 고출력을 원하는 차주들의 심장을 타격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대형 차량을 위한 자동 변속기인 ‘I-쉬프트 듀얼클러치’도 공개, 기술력 우위를 내세웠다. 스포츠카에나 어울렸던 최첨단 장치인 듀얼클러치는 동력 전달이 끊기지 않으면서도 변속을 매끄럽게 이뤄내 운전하기 까다로운 도로 및 변속이 잦은 구간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유럽에서 이미 ‘2014 올해의 품질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운전자가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기어가 빠르게 변속 돼 화물 자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줘, 액체성 화물을 운송할 때 연비 효율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새로운 개념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마이트럭’을 선보여, 스마트폰 앱과 웹에 기반해 차량에 관한 최신 정보 및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이나플리트(Dynafleet)’라고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 차량의 연비와 유지보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연결된 모든 트럭의 위치와 상태에 대한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 트럭 운전자의 운행 편의성뿐만 아니라, 물류업계의 운송 시스템에 커다란 변화를 안겨주었다. 

앞서고 뒤쫓고, 서비스질도 경쟁적으로
서비스에 있어 볼보트럭이 선도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뒤를 쫓아가면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형국이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상용차 업체 중 최초로 3년 무상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형 라인업의 경우 엔진을 포함한 동력전달계통 부품에 대해서 3년/45만km를 적용하기로 한 것. 재작년까지 적용됐던 2년/20만km보다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당시 국내 최대 서비스 지원정책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최근 공개한 중형 카고 볼보 FL의 동력 계통의 경우도 2년/20만km를 보증한다고 나섰다. 

이러한 보증서비스의 확대는 자사의 제품 기술력을 스스로 확신한다는 표식임과 동시에 고객들로 하여금 제품에 대한 신뢰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의 보증서비스는 경쟁사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거의 모든 상용차 업체들이 ‘보증서비스 무한경쟁’에 탑승하기에 이른다. (상용차매거진 37호 10쪽 참조) 

기본적인 무상보증 외에도 볼보트럭코리아는 트럭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서비스 기간을 확대·적용하는 ‘고객안심케어 플러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운전 중 사고 발생 시 수리 또는 신차 구매 비용에 대해 최대 5,300만 원까지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띈다. 사고 수리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차량 정비까지 돌봐줘 획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현대차도 주력 대형 모델 엑시언트에 대해 3년/무제한km의 보증기간을 선보였다. 이는 2년/20만km이었던 기존 보증기간에 비해 매우 파격적인 행보다. 대표적인 국산 상용차 업체로서 최근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는 수입 업체들을 견제함과 동시에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유도하고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풀이돼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준중형과 중형 급인 올뉴마이티와 메가트럭에도 3년 보증을 적용·확대했다.

최근 들어 새로운 서비스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고난도의 정비 수요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도록 수도권과 중부권 두 곳에 ‘상용하이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주기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인 ‘비포(Before) 서비스’와 출고 고객마다 전담 블루핸즈가 1:1로 관리하는 ‘전담 주치의 제도’를 새로 도입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비하면 볼보트럭, 볼보트럭하면 연비'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을 마케팅에 쏟아 부으며 고객들 가까이에서 숨 쉬려 하는 각 사의 행보가 이를 증명한다.

1996년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볼보트럭코리아는 이러한 마케팅을 정공법으로 매우 잘 활용하고 있는 업체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최고의 판매실적을 경신한 볼보트럭코리아는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용차 업체 중 최근 가장 역동적인 사업을 펼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로6 제품 런칭을 제외하고라도 매년 열리는 연비왕대회에 더하여 신모델의 아시아 통합 런칭, 종합출고센터 확장 이전, 직영의 전국 3개 사업본부체제로의 전환 등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특히, 탁월한 성능과 고연비, 품질을 스스로 증명하고자 볼보트럭코리아는 2007년 업계 최초로 ‘연비왕대회’를 실시했다. 내년이면 벌써 10회째를 맞는 연비왕대회는 단순한 경쟁의 의미에서 벗어나 고객들과 연비효율에 관한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정보 공유의 장’이자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대회를 치를수록 연비 향상도 눈에 띄고 있다. 트랙터 부문(격년으로 덤프트럭과 트랙터 부문으로 번갈아 진행)으로 열린 올해 대회는 볼보트럭 동탄 본사를 떠나 청도 소싸움 경기장까지 총 285km를 주행해 최고의 연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초창기 1회 연비왕의 공식 연비가 7~8km/ℓ로 기록됐던 것에 비해 올해 연비왕의 공식 연비는 무려 12km/ℓ에 달해, 다시 한 번 연비운행의 여부에 따른 유지비 절감에 대한 확신을 공식화했다. 

스웨덴 본사 볼보트럭은 볼보트럭코리아의 연비왕대회를 2010년부터 본사 차원의 국제대회 및 축제로 승격시켜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비 노하우 공유는 물론이고, 이제는 ‘연비하면 볼보트럭, 볼보트럭 하면 연비’라는 등식이 자리 잡았다. 마케팅의 역할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현재는 경쟁 상용차 업체들이 이를 벤치마킹, 2011년부터는 현대차가, 2012년에는 다임러트럭코리아가, 2015년에는 스카니아코리아가 비슷하거나 좀 더 다른 성격의 연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케팅을 통한 수입 트럭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자, 현대차 역시 다방면의 마케팅으로 이미지 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올뉴마이티 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전주 일대에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며 ‘감성 마케팅’을 추진 했다. 

현대차는 글로벌로, 볼로트럭은 국내로
현대차는 올 초 정몽구 회장의 지시 하에 상용 연구개발 집중 투자를 위해 전주 상용차 공장의 생산규모를 2020년까지 대폭 확대하여 승용 대비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용차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특히 상용 연구개발 집중 투자로 전주 상용차 공장의 생산규모를 10만 대까지 확대하기로 밝힘에 따라, 4천억 원대의 차량 생산 능력 확대에 더하여, 상용부문 신차 및 연구개발(R&D)에 1조 6,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산 상용차 업체들 틈에서 국내 상용차의 자존심을 고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작년에 창사 이래 최대 판매실적인 1,600대를 달성한 볼보트럭코리아 역시 올 7월 볼보 FL 런칭 행사에서 2020년까지 연간 판매량 4,000대를 이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1997년 1호차 출고를 시작으로 10년이 되는 2007년에 5,000호, 또 5년이 지난 2012년에는 1만호차를 달성한 데 이어, 3년이 지난 2015년에 누적 판매대수 1만 5,000호차를 출고시키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연간 4,000대 판매 목표치도 단순한 ‘목표’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경쟁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게 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객에 향하게 한다. 한편에선 기술 혁신을, 또 다른 한편에선 선의의 경쟁이 치러지고 있는 상용차 업계. 아시아 최대 상용차 시장인 한국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201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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