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울시 지자체들 국산보다 유럽산 선호 한몫
볼보 간접 진출 이어 만·스카니아도 진출 채비 중

 

▲ 최근의 수입 버스시장은 주로 유럽산 버스들로 형성되고 있다. 볼보버스 샤시의 2층 버스로 국내에 진출했으며, 나머지 차종들은 유럽을 대표하는 버스들로 한국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본지는 <2013. 12월호>에 ‘유럽 상용차 메이커들 국내 고급버스시장 진출여부 적극 검토’, <2015. 5월호>에서는 ‘새로운 시장, 수입 버스시장 형성된다’라는 제하로 국내 수입 버스 진출동향을 면밀히 짚어봤다. 이후 특별한 동향이 별로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대형 버스를 중심으로 일부 업체의 신규 진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정중동’ 분위기의 수입 버스시장이다.


 

100만 대 못 미치는 국내 버스시장
큰 줄거리에서 이미 몇 차례 다뤄본 수입 버스 동향, 그리고 간헐적으로 움직이는 수입 버스업체 동향, 여기에 맞서는 국내 버스업체들, 이 모든 상황들이 맞물려 현재의 국내 버스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입 버스시장을 거론하기에 앞서 우선, 국내 버스시장 동향을 짚어보았다. 정부의 공식적인 용어로 ‘승합’이라고 일컬어지는 국내 버스시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여기에 자일대우버스 3사가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업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미미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들 3사가 생산 판매한 차량들의 등록현황을 보면, 2014년 말 기준 95만 대 정도다. 2011년 기준 100만 대에서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승객들이 버스가 아닌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버스 활용도의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았다. 용도별로 시내·시외버스 및 전세버스 등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고속버스는 과거의 명성을 거의 잃어갈 정도로 현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전세버스의 경우 등록대수가 2011년 3만 8,000대에서 2014년 4만 4,000대로 증가했다. 

버스시장을 보면, 승객수를 기준으로 15인 이하 승합은 78만 대로 등록대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2011년 86만 8,000대, 2012년 83만 7,000대, 2013년 81만 4,500대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5인 이하, 35인 이하, 50인 이하 버스는 등록대수가 1만 대에서 1만 6,000대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고, 연간 증감폭도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50인 이하 버스의 경우 2011년 1만 5,000대에서 2014년 1만 6,000대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수입산, 대형 밴부터 대형 버스까지 다양화

현재 들어왔거나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수입산 버스는 크게 미니버스라고 일컬어지는 대형 밴, 대중 교통 목적의 저상버스, 관광 목적의 관광용 버스(2층 버스 포함), 그리고 전세 목적의 고급 버스를 들 수 있다.

우선 이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대형 밴이다. 일반적인 승객용 버스 개념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약하지만, 벤츠 ‘스프린터 (sprinter)’를 떠올리게 한다.

이 스프린터는 벤츠트럭 수입 및 판매업체인 다임러트럭코리아가 들여온 독일산 미니버스다. 이어 국내에 들어온 것이 미국산 ‘포드 트랜짓(Ford Trasit)’이다. 서로 유사한 성격의 차종이다. 스프린터는 11~14인승까지 승차가 가능한 모델이다. 모두 억대가 넘는 고급 모델이다.

비슷한 개념의 ‘스타크래프트밴’과 ‘익스플로러밴’도 있지만 주로 연예인용이고, 이들 밴은 글로벌 판매량에 있어 베스트셀링 모델인 스프린터와 비교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상용차메이커인 스웨덴 볼보버스 브랜드의 2층 관광버스 및 광역버스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지난 7월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부산 투어버스 12대에 ㈜태영버스의 ‘점보버스’가 선보였다. 이후 전남 여수에도 동일 모델이 투입됐으며 볼보버스 샤시로 꾸며진 2층 구조의 버스다.   

간접 진출한 볼보버스

볼보 엠블렘을 장착한 부산시티투어 2층 점보버스는 부산의 운수업체인 ㈜태영모터스가 스웨덴 볼보버스 사의 샤시와 스페인 웅비 사의 내장재로 제작된 2층 버스를 국내에 들여와 공급하고, ㈜태영버스가 운영하는 방식이다. 

국내의 제반 사후 서비스는 볼보버스가 담당하되, 전국 28개 서비스망을 구축한 볼보트럭코리아 서비스센터에서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스웨덴 볼보버스의 간접적인 진출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9월 중에는 경기도 광역 대중교통 목적으로 경기도청에서 출범식이 예정돼 있다. 이 역시, ㈜태영모터스가 공동수급자인 볼보버스의 샤시를 바디빌더(외부 및 차량 실내 등을 꾸며주는 업체)에 공급하고, 이후 2층 버스가 만들어지면 국내에 들여오는 형태다. 

이렇게 들여온 2층 버스는 1단계 도입분 9대 중 3대는 남양주-서울 3개 노선에, 6대는 김포-서울 1개 노선에 투입된다. 경기도와의 계약사항으로 큰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2층 버스 추가 도입 16대도 계획 중이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태영모터스가 유리한 납품사업자 위치에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때도 ㈜태영모터스는 볼보버스 샤시의 2층 버스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시, 만 저상버스 20대 도입 추진

경기도의 수입산 2층 광역버스 도입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역시 국산 저상버스를 제쳐두고 수입산 브랜드인 독일 만(MAN) 사의 저상버스 20대 도입을 추진 중이다. 만 저상버스는 금년 하반기쯤 국내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만 저상버스는 디젤엔진의 경유차로 ‘라이온 시티(Lion's City)'로 알려졌다. 이 저상버스는 3도어로 장애인을 비롯한 노약자, 어린이 등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서울시와 만은 오는 11월 시험운행 일정으로 현재 국내 자동차안전기준을 충족하고, 환경기준에 맞춘 차량스펙 논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만 저상버스는 서울 시내 운행 조건 상 사용 연료를 경유에서 압축천연가스(CNG) 개조해 들여와야 하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도입가격은 대당 3억 원 정도로, 국산 저상버스의 2억 원보다 50% 가량 높다.

서울시의 3도어 저상버스는 스카니아측과 먼저 접촉했다. 스카니아는 서울시가 요구하는 제반 조건, 즉 금액과 차량 조건을 검토한 결과,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시의 조건을 만이 받아들여 추진 중이다.

스카니아도 진출의사 강력 밝혀 

볼보와 만으로 이어지는 수입 버스시장에 스카니아코리아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카이 파름 스카니아코리아 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버스시장 진출과 관련, 강한 진출 의사를 밝혔다. 그는 “버스시장 진출은 아직 검토 중인 사항이긴 하지만, 이미 유럽에서 운행되고 있는 스카니아의 고급 버스와 시내버스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기 위해 시장 환경을 비롯해 법규 등 다양한 부분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진출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그 진출시기와 모양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수입시장 분위기를 놓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니아 버스는 유럽에서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 스카니아는 대형급 트럭과 버스에 주력하기 때문에 엔진에 대한 제품력, 그리고 버스사양들에 대해 세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대중교통과 대형 버스시장에서 놓칠 수 없는 업체는 벤츠 브랜드의 다임러트럭코리아다. 현재까지 이렇다할 진출 움직임을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한국내 버스 출시에 따른 제반 법규와 제품 사양에 대한 검토를 마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다.

실제, 다임러트럭코리아의 라이너 게르트너 전임 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버스시장 진입여부를 조사했고, 진입 여부에 대해서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실제 “한국 버스시장 진입여부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세부사항에 대한 고려와 시장진입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상당한 검토가 진행됐음을 전한 것이다.

국내 버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

이처럼 국내 상용차시장에 최근 들어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수입산 버스 차종들이 도입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입 버스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국산 버스 일색의 국내 버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한 정도다.

그렇지만 ▲ 수입 버스 종류와 대수가 늘고,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수입·공급하려는 수입업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 ▲ 상용차 선진국인 유럽에는 다양한 형태의 버스 모델들이 존재하고 있고, 국내 지자체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점 ▲ 수입 트럭시장에 비해 수입 버스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현재의 상황 등은 수입 버스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들여오면 다가 아니다. 사후 서비스는?
어쨌든 그동안 ‘시장’이라고 불리기에는 매우 미약했던 국내 상용차시장에서 수입 버스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사후 서비스와 서비스 품질에 대한 중요성과 우려 부분이다.

10년 전 서울시는 대중교통체계(BRT) 개편의 일환으로 유럽에서 천연가스 굴절버스 20대를 들여와 운행했다가 제대로 운행하지도 못한 채 중단한 바 있다. 정시운행을 생명으로 하는 대중교통 성격상 차량 고장 시 부품조달과 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사후 서비스의 중요성을 간과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2층 광역버스 도입과 납품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서비스 부분을 가장 중시, 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 서비스가 충분히 보장되고 서비스를 전적으로 책임져줄 수 있는 버스 샤시 업체 혹은 샤시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심사·결정한 것이다.

2층 광역버스 도입을 추진한 경기도의 한 실무담당자는 “서울시의 굴절버스 실패 사례를 파악했고, 심사과정에서 서비스 보장이 제대로 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서비스 현장을 몇차례 둘러보기도 했다”며, 심사과정에서 서비스 분야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버스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 가까운 곳에서도 서비스센터가 존재하는지도 검토했다고 밝혀, 서비스 위치에도 신경을 썼음을 내비쳤다. 예를 들자면 경기도 운행버스가 부산지역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용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버스 도입을 추진 중인 지자체나 수입업체들이 서비스 부분을 간과한다면 나중에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매우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여타 업체들 역시 수입산 버스 도입과 동시에 서비스센터도 동시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 트럭시장처럼 언젠가는 형성될 것이고 오래전부터 예견돼 온 수입 버스시장. 현재의 외국산 버스 도입은 수입 상용차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광역 지자체들이 대중교통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진행되는 상황이다.

향후에는 선진 상용차업체, 특히 유럽 상용차업체들이 VIP용의 특화된 고급 버스에도 진출할 가능성에 업계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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