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이전 3천대 안팎 → 이후엔 2천대로 ‘뚝↓’
업체들 12~13L 6기통 엔진, 410~560마력 운용

  

▲ 왼쪽 위부터 타타대우상용차 '프리마' 덤프,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덤프 왼쪽 아래부터 볼보 'FH' 덤프, 벤츠 덤프, 이베코 덤프

<상용차매거진> 2월호부터 국내 물류운송업계 및 상용차업계의 큰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는 ‘10회 大기획, 상용차업계를 논하다’가 벌써 반환점을 돌아, 6번째로 ‘건설용 트럭의 대명사, 덤프트럭’이란 주제를 다루게 됐다. 덤프트럭은 주로 톤급 기준으로 화물자동차와 건설기계로 분류, 등록되고 있다. 대형 트럭이란 관점에서 덤프트럭과 이 시장을 들여다 보았다.

 

시장점유율 국산 40% vs. 수입 60% 구도 속

4대강 사업 전후로 신규 수요 큰 변화

 

덤프트럭에 대한 개념을 굳이 정리하자면, 짐받이(적재함)를 뒤쪽으로 기울여 실은 짐을 한꺼번에 부릴 수 있도록 장치한 트럭이다. 보통 자갈과 모래, 흙·쓰레기·폐기물 따위를 나르는 데 쓰인다. 트랙터와 함께 어울려야 하는 덤프트레일러도 덤프트럭의 일종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 이번 호에서는 제외시켰다.

국내 덤프트럭시장은 몇 가지 점에서 새로운 변화 내지는 주목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 국산과 수입산 간의 경쟁 심화 ▲ 시장점유율 60%를 넘어선 수입산 ▲ 연간 판매량 혹은 국내 수요의 한계성 노출 ▲ 적재능력의 대형화 추세 등이다.

7개사 20년 전부터 시장 쟁탈전

국내 덤프트럭시장은 전통적으로 현대자동차·타타대우상용차 등 국내 2사, 볼보트럭·벤츠트럭·스카니아·만·이베코 등 수입 5사 등 모두 7개사가 20년 전부터 치열한 판매전을 벌여오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국산과 수입 간의 판매전은 그 이전부터다. 1978년 스카니아 트럭이 수입산으로 국내에 첫 발을 들여놓았고, 1994년에는 옛 한라중공업을 통해 이베코 덤프트럭이 진출했다. 이후 진출과 판매 중단이란 우려곡절도 있었다. 하지만 수입산 브랜드 진출은 계속 이루어졌다. 스웨덴의 볼보트럭, 독일의 벤츠트럭과 만 등이 뒤를 이었다.

유럽의 대표적인 이들 브랜드 외에 프랑스의 르노, 네덜란드의 다프 등도 국내 업자를 통해 진출을 검토했으나, 경쟁자 수에 비해 시장성이 충분히 받쳐주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포기했다.

결국, 경쟁구도는 국산과 수입 합쳐 모두 7개사의 경쟁구도로 굳어지게 됐으며, 당분간 이 구도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들이 내놓고 판매하는 덤프트럭은 대략 두가지 형태다. 하나는 앞에 바퀴축 4개, 뒤 4개를 배열한 8×4 모델과, 앞에 2개와 뒤 4개에 리프트 개념의 2개를 적용한 1×3형 8×4 모델이다. 대부분 전자의 8×4 모델에 25.5톤이 주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1×3형은 트럭 뒤쪽에 축을 집중 배치함으로써 적재능력을 27톤까지 확대해 운용하고 있지만, 집중하중에 따른 프레임과 리프팅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때문에 일부 업체에서만 제작·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12~13L 6기통 엔진과 싱글리덕션 대세

적재량 및 구동축 개념 외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리덕션 형식이다. 감속기 유무에 따라 연비 및 주행소음, 그리고 험로 탈출능력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싱글리덕션(Single Reduction)은 1회 감속으로 주행소음은 줄이고 연비향상 측면에서 우수한 이점이 있는 반면에 허브리덕션(Hub Reduction)은 2회 감속으로 험로탈출 능력이 우수한 이점이 있다. 

싱글리덕션은 작업 및 도로환경이 좋아진 요즘 고유가로 인해 연비 향상을 원하는 운전자들이 더욱 선호하는 타입이다. 제작사들 대부분 싱글과 허브를 병행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싱글리덕션 타입을 강화,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하나의 관심사항은 배기량과 출력 수치다. 지난 상반기 중 각 사의 유로6 런칭 과정에서 드러난 덤프트럭 운용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봤다. 주로 12~13L의 6기통 엔진에서 410마력, 440마력, 450마력, 460마력, 490마력 등 400마력대와 500마력, 510마력, 520마력, 540마력, 560마력 등 500마력대의 제품들을 개발,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체의 경우는 15L급에서 560마력 덤프트럭을 출시한 경우도 있었다.

국산 및 수입업체간의 덤프트럭 운용형태는 비슷한 배기량에서 다양한 출력대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은 업체들의 판매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산, 수입산에 고전 면치 못해

한편 국산과 수입 간의 판매실적에서 지난 10년간 국산 수입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용차정보>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국내에서 판매된 덤프트럭은 2,533대로 국산 41.3%(1,046대), 수입 58.7%(1,487대)를 기록, 수입산이 확실한 판매 우위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후에는 국산 덤프트럭의 판매실적이 호전되고,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거치면서 국산 점유율은 2009년 56.0%까지 치고 올라갔다. 국산의 기세는 여기까지 였다.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정되고 환율이 안정되면서 수입업체들의 공세는 강화됐다. 2010년 국산 점유율은 4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고, 2011년 이후에는 평균 30% 후반대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대차 덤프트럭의 생산과 판매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타타대우의 판매부진도 들 수 있지만,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과 판매부진이란 악순환을 겪는 현대차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약하다.

실제 5, 6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 덤프트럭의 경우 2009년, 2010년 1,200대 안팎에서 판매량을 기록, 경쟁업체 중 최고의 실적을 자랑했다. 수입트럭업체 중 가장 잘나간다는 볼보 덤프트럭의 500~600대 수준의 두 배 이상으로 압도할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연간 600~700대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물론 덤프트럭시장도 연간 판매대수가 과거 2,500~3,000대 수준에서 현재는 2,000~2,500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대차 덤프트럭 판매 위축은 결정적으로 국산 덤프트럭 점유율 하락이란 결과를 가져왔다. 

“국산이 못해서 시장점유율 하락”

이와 관련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국산 덤프트럭 시장점유율 하락은 수입산이 잘해서 나온 결과라기보다는, 몇 년전까지만해도 막강한 판매대수를 자랑하던 현대차가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는 노사분규, 그리고 이로 인한 생산 및 공급차질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단정적으로 진단했다. 그는 더 나아가 “수입트럭 업체들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력을 발휘함으로써 수입산 우위를 굳건히 지키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상보증기간의 연장과 혜택, 그리고 고객안심케어 플러스 프로그램 등으로 고객들을 적극 유치했던 볼보트럭코리아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좋은 예로, 관계자의 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국산과 수입산 간의 치열한 경쟁관계, 그리고 수입산 트럭의 판매 우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사항은 연간 수요량의 변화다. 2010년까지만 해도 대형 덤프트럭시장은 연간 3,000대 수준을 보였다. 이후에는 2,000대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4대강 사업에서 찾는다. 앞선 정권에서 천문학적인 사업비 22조 원을 강에 투입하면서, 모래, 자갈 등 운반차량으로 대형 덤프트럭 수요가 크게 는 계기가 됐다. 

4대강 이후 신규수요 크게 위축

4대강 사업의 마무리는 덤프트럭 신규 수요를 급격히 줄어들게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4대강에 투입됐던 덤프트럭이 대거 중고매물로 나오면서, 신차 수요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중고매물로 나온 차량으로 신규 수요에 다소 영향을 미치고 있기는 하지만, 4~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는 신규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럼에도 덤프트럭 시장은 과거만 못할 것이라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상용차정보>의 자체 조사내용에 따르면, 2004년부터 4대강 사업의 끝 무렵인 2010년까지 덤프트럭 연간 판매량은 2,400대에서 최고 3,660대까지 나타났다. 이후에는 2,000대 수준에서 신규 수요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비공식 통계로 다소 오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앞으로 3,000대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시 말해 현재의 덤프트럭시장은 신규 수요의 확장성을 기대하기 보다는 일정한 수요 내에서 신차, 중고, 폐차로 이어지는 순환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계로 분류되는 덤프트럭의 신규 공급 및 등록이 계속 제한되고 있는 것도 신규 수요의 확장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15톤은 가고 25.5톤 이상 수요 몰려

덤프트럭을 논하자고 하면, 대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국내 법규상 덤프트럭 등록 시 주로 12톤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화물차로 등록되며 그 이상은 주로 건설기계로 등록되는 이원화된 등록체계를 갖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건설용 덤프트럭 등록대수는 5만 4,000여 대다. 톤급을 기준으로 볼 때, 30톤 이하(대부분 25.5톤, 일부 27톤 포함)가 1만 8,450대로, 5년 전인 2009년 8,678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반해 과거 주력 차종이었던 25톤 이하(24~25톤)는 2009년 1만 6,835대에서 1만 1,939대로 대폭 줄어들었다. 15톤의 경우 역시 2만 6,858대에서 2만 3,152대로 감소했다. 25톤 및 15톤 이하의 덤프트럭 등록대수는 매년 감소하면서, 25.5톤 이상으로 등록이 몰리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제작사들이 판매차종을 보다 대형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덤프트럭 고객들이 한 번에 최대의 짐을 실어나름으로써 운송비 등 제반 경비를 줄여보겠다는 의도로, 25.5톤 이상 덤프트럭을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국내 덤프트럭시장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국산과 수입산 간의 치열한 경쟁 관계에서 수입산이 6대 4의 비율로 판매 우위를 점하고 있고, 여기에 4대강 사업 이후 신규 수요의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적재능력의 대형화는 덤프트럭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지만 차량 경량화에 따른 적재능력 향상, 그리고 물류비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운전자들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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