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내가 설계하는 ‘할부 금융’
‘소유’ 않고 ‘이용’한다 … 뜨는 ‘리스 상품’
중고시장서도 금융사 꼼꼼히 살펴봐야

 
연일 공개되는 신차 소식에 반가워하는 이도 있지만, 깊은 한 숨을 쉬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당장 생업에 투입돼야 하는 상용 차량의 구매예정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국내 유일의 상용차 전 문 매체인 ㈜상용차정보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 량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인가”라는 질 문에 무려 50%에 육박하는 응답자가 차량의 가격(23%)과 연 비(27%)를 최우선 사항으로 꼽았다. 비용 측면에서 가장 예민 하게 반응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로6 발효로 상용차 가 격이 작게는 약 700만 원에서 크게는 1,500만 원까지 인상된 것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 돼버렸다.

화물차주들 입장에서는 당장 자신들에게 이익으로 다가오지 않는 환경개선 문제를 위해 유로6 모델을 선뜻 구입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급하게 올라버린 가격에 대한 충격을 흡수하지도 못한 이 시점에서 말이다. 어느 누가 차량을 제 돈 주고 구매하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생계형 차주들에게 1~2억 원을 웃도는 돈을 한 번에 마련하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어느덧 현실로 다가온 유로6. 현명하게 작금의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입맛 맞춰 설계하는 저금리 '할부금융'
차량 구입 시 대표적으로 이용되는 방법은 소비자가 금융회사에서 직접 자금을 대출해 차량을 구입하고 일정 기간 이자와 함께 상환하는 ‘오토론’과 소비자와 판매자 그리고 금융회사 3자 간의 ‘할부금융’ 상품이 있다.

이 두 상품은 결국 할부로 차량을 구입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초기 일시불로 지불하기 어려운 상용차 구입 비용을 일정 주기로 상환할 수 있으므로 계획적인 사업과 소비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에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최근 국내 상용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저금리 기조가 불면서 다양한 산업재 금융사들이 관련 업계로 진출했다. 이에 경쟁구도가 형성, 전체적으로 금리가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각 금융사 간의 금리 차이가 미미해졌다. 6~7% 할부 금리까지 생겨났을 정도니 말이다. 이런 상황일지라도 가격대가 높고 한번 구입하면 장기간 운용해야 하는 만큼 상용차를 구입함에 있어 할부 상품을 단순하게 결정해선 안 된다. 매월 납부하는 할부금 상환방식은 어떠한지, 본인의 입맛에 따라 최적의 조건을 맞춰 설계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각 금융사에서는 기본적인 상품설계와 함께 부가적인 서비스를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 예로 한 금융사에서는 멤버십 서비스의 일환으로 무료 교통재해 보험을 제공한다. 또한,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장비 가동률이 달라져 수익의 편차가 있는 업계 특성을 배려해 일정 시기에는 이자만 납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대출 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가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차주들 사이에서는 차량 인수자에게 차량 승계 시 중도상환 수수료를 감면 혹은 면제해주는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한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이용'만한다. 초기 부담 적은 '리스'
할부나 오토론 외에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이용’의 개념을 도입한 리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화물차를 운전하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일정한 월 소득 하에서 최소한의 월 납입금을 부담하고 차량을 운영하고자 한다. 때문에 차량 노후화나 고장 등으로 새로운 차량을 구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신차구입 비용으로 대차를 망설이게 된다. 이러한 화물시장의 추세에 따라 약정 기간 동안 할부 대비 낮은 납입액으로 차량을 이용하고, 만료 시 부담 없이 새로운 차량을 다시 이용할 수 있는 리스 상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운송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로 법인사업자들로 이루어진 운송시장의 경우,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제한된 월 가용 예산 하에서 최대 차량 대수를 운용하고자 노력한다. 상용차의 가치가 구매나 소유 개념의 할부 상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차량운영 및 대차가 가능한 ‘이용’의 개념으로 변화하며 리스 상품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리스 상품은 리스사에서 차량등록이나 보험료 납부 등 차량 유지 및 관리를 대행해 편의성을 제공하고, 세금과 같은 부대비용이나 특장비용도 리스료에 포함되며 이용 기간 동안 분할 상환할 수 있어 차량 구입 초기 목돈 마련의 부담을 낮춰준다.

이러한 리스 상품은 그 목적에 따라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데, 운용리스의 경우 편리한 차량 유지 관리, 절세효과를 원하는 고객이나 부담 없이 편리하게 대차를 하고 싶은 고객을 주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금융사를 선택하면 금상첨화다.

중고 상용차시장은 이제부터 성수기다
최근 중고 상용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말과 올해 초를 기점으로 유로5 차량을 처분하고 유로6 차량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중고 상용차시장의 매물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차량 가격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 차주들과 합리적인 예비 차주들은 자연스럽게 중고차시장으로 눈을 돌렸으며,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향후 몇 년간 중고시장이 활기를 띨 것은 쉽게 예측 가능하다. 이 경우 중고 차량 가격 방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어 더 좋은 조건으로 차량을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반화물차주의 43.2%가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날 만큼 중고 상용차는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규모에 비해 중고 상용차 관련 금융 상품은 명확한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 산업재 금융사 관계자는 “중고 상용차는 신차 구입에 비해 할부 금리가 터무니없이 높거나 상품 선택의 폭이 좁은 경우가 많아 자본력이 우수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실로 다가온 유로6. 이제는 방관이 아닌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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