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메가’·타타대우 ‘프리마’ 양강 구도에
볼보 ‘FL’ 과 이베코 ‘유로카고’ 새로 가세

▲ 현대자동차 중형 '메가' 트럭
중형 트럭 ‘볼보 FL’ 국내 진출이 현실화됐다. 몇 가지 점에서 국내 상용차업계에 새로운 변화와 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개사 경쟁구도 굳어질 듯
우선 지난 6월 이베코의 중형 트럭 ‘유로카고(EUROCARGO)’에 이어 한 달 뒤, 볼보의 FL이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국내 중형 트럭시장은 현대자동차의 메가트럭, 타타대우상용차의 프리마트럭, 다임러트럭코리아의 아테고 등 기존 3개 브랜드에서 5개 브랜드로 경쟁구도가 급격히 재편되게 됐다. 스카니아와 만트럭의 진출 여하에 따라 추가 재편 여지는 있겠지만, 현재까지 진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동축 4×2, 4.5톤 및 5톤급으로 지칭되는 중형 트럭은 현재 현대차가 60~70%, 타타대우상용차가 30~40%, 여기에 다임러트럭코리아의 ‘아테고’가 일부 고가의 시장을 확보해나가는 형국이다. 사실상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양분하고 있다.

이 시장은 연간 1만~1만 2,000대 정도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대형 트럭시장은 물론 연간 8,000~9,000대의 준중형(2.5톤~3.5톤) 트럭시장보다도 크다. 일반 카고 기능 외에 가변축을 장착해 대형화할 수 있고, 각종 특장차로의 구조 변경이 가능할 정도로 확장성 또한 크다. 이 때문에 중·대형 화물운송업체 및 화물차주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이런 시장에 볼보트럭코리아가 진입한 것이다.

▲ 타타대우상용차 중형 '프리마' 트럭
볼보 FL 점유율 확보에 초미의 관심
중형 트럭시장에서 볼보 FL이 어느 정도의 시장성을 확보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 첫번째 관심사항이다.볼보 FL은 이미 유럽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볼보트럭의 뛰어난 기술력이 응집된 혁신적인 제품이다. 여기에 볼보트럭코리아의 막강한 영업력과 마케팅, 그리고 전국 28곳의 서비스망이 효율적으로 작용할 경우, 현재의 현대차와 타타대우의 양강 체제를 뒤흔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볼보트럭을 의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근거로 볼보트럭코리아는 지난 10년 가까이 트랙터 및 덤프트럭 등 대형 수입 트럭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데다 2, 3년 전부터 새롭게 진출한 6×4, 8×4, 10×4(구동축 기준 ) 등 15톤 이상 대형 카고트럭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일정 정도의 마켓셰어(시장점유율)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 볼보트럭코리아는 지난해 대형 카고트럭을 400대 가량 판매, 8톤 이상 대형 카고트럭의 국내 연간 수요 4,000~5,000대 중 1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의 연장선에서 중형트럭 볼보 FL 시리즈를 바라보는 것이다.

둘째는 그동안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형성해 온 중형 트럭 가격대가 볼보 FL의 진출로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유로6 모델을 놓고 볼 때, 현대차의 메가트럭은 부가세 포함 6,000만 원대 후반, 타타대우의 프리마트럭은 7,000~8,000만 원대로 책정됐다. 타타대우는 기존 유로6형 프리마 외관에 FPT의 신형 유로6 엔진을 장착해 책정된 가격이라면, 현대차의 메가트럭 가격은 기존 외관에 엔진만 교체해 책정된 가격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내년에 외관을 대폭 바꾼 새로운 메가트럭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때 가격 또한 크게 인상될 것 같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체적으로 유로6 엔진 장착 시 올린 가격 폭 보다 그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쨌든 국산 브랜드의 차량 가격은 수입 브랜드 볼보 FL 8,800만 원(부가세 포함), 벤츠의 뉴 아테고 9,650만 원에 비해 낮은 편이다. 주목되는 것은 가격에서 알 수 있듯이 뉴 아테고는 고가 브랜드로 현대차와 타타대우와의 가격경쟁 구도에서 비켜나 있지만, 볼보 FL의 경우는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국산 브랜드가 기본 모델에 별도의 선택 사양으로 추가 가격 인상요인을 제공했다면 볼보 FL은 상당부분의 선택 기능을 기본 모델로 흡수함으로써, 국산 차량과 실질적인 가격 차이를 줄인 것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의 중형 트럭 판매를 자랑하는 현대차가 내년에 외관을 변경한 메가트럭을 내놓고, 동시에 가격을 올릴 경우 볼보 FL의 가격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볼보 FL의 현재의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다.  

2020년 내 ‘볼보 1위’ 야심찬 비전
이런 가운데 볼보트럭코리아는 볼보 FL 런칭 과정에서 2020년까지 5년 안에 연간 판매량 4,000대를 달성, 국산 및 수입을 총망라한 중대형 트럭시장에서 1위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발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볼보 대형 트럭 판매 대수는 1,600여 대였다. 이 수준을 5년 안에 2,400대를 추가해 4,000대 목표로 삼은 것이다. 월 판매 330대 이상돼야 가능한 실적이다.

트랙터와 덤프트럭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대형 카고시장에서 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계산이다. 볼보트럭코리아의 4,000대를 달성하기 위한 신시장 개척은 바로 여기서 찾겠다는 전략임을 알 수 있다. 볼보트럭코리아의 이런 전략에 국내 중형 트럭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차와 타타대우는 시장 방어냐, 아니면 공격적인 맞대응이냐에 고심하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도 역력해 보인다.

▲ 다임러트럭 중형 '아테고'
▲ 볼보트럭 중형 'FL'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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