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하려다 포기하고, ‘안전’문제로 리콜당하고
칭링·둥펑·진베이 상용차 도입실패 이후에도
여러 차종들 수입되고 있지만 제자리 못잡아
중국산 최초, 현지법인 출사표 내민 선롱버스
올해는 유로6 환경 기준에 맞는 신차들이 앞 다퉈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유난히 새로운 상용 차량들이 많이 선보였다. 이에 뒤질세라 중국산 상용 업체들도 여러 번 고배를 마신바 있는 국내 상용차 시장 공세에 합류한 것.
끝내 ‘안전’ 문제 터져…중국산 이미지 못 벗나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으며 대대적으로 홍보가 진행되고 있던 킨텍스의 ‘서울모터쇼’장 외부에서는 피켓을 들고 선롱버스 퇴출을 주장하는 실 차주들의 시위도 함께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안전이 업계 최대 화두가 된 시점에서 브레이크와 변속기 등이 계속 말썽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당시 선롱버스 관계자는 으레 발생할 수 있는 차량의 불량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수리할 수 있는 정비센터를 시위자들에게 소개해주지 못하는 등 사후서비스 대응문제에서 허점을 보여준 바 있다.
줄줄이 실패했던 과거 중국산 도입
최근 들어 중국산 상용차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멀게는 10년, 가깝게는 5년 전에 중국의 대표적인 상용차 업체인 칭링, 둥펑(東風), 진베이 상용차가 진출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여기에 포톤 트럭 역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재는 그 소식이 별로 없다.
이들 중국산 상용차는 한국에 직접 투자형식을 취하지 않고, 자금·조직 면에서 매우 영세한 일부 수입업자들이 대리점 형태로 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외부자금을 끌어와 운영하는 형태다. 과거 실패 사례는 현대차 및 기아차 등이 유지했던 제품력과 판매·서비스망에 견디지 못했거나, 자금력이 딸려 포기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
실제 2005년에 국내 기업인 D사에 의한 중국 칭링자동차의 2.5톤급 트럭, 2009년엔 진베이와 둥펑의 제품이 대리점 형태로 도입되려다, 자금력 부족과 운영상의 미숙으로 손을 놓았다. 차량 도입 시 인증과정에서 법률적 지식이 부족했고, 인적·경제적·기술적 한계 등의 복합적 요인을 안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법인을 설립했던 선롱버스의 약진은 국내에도 중국산 상용차가 설 수 있다는 선례가 될 수 있어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국 상하이의 버스 제작업체인 선롱의 중·소형 버스를 들고 국내 버스시장을 공략했던 선롱버스는 2012년 국내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2013년 110대를 기록, 지난해는 판매량이 약 4배 가까이 뛴 4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국내 중형 버스시장에서 경쟁사인 현대차의 카운티와 자일대우버스의 레스타가 각각 2,800여 대, 980여 대가 판매됐으니 진출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선전한 셈이다.
제3의 업체들도 중국산 도입 ‘암중모색’
한편 중국산 트럭과 새로운 브랜드의 소형 버스급 미니밴도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중국 북경 소재의 국영기업이자 중국 최대 상용차제조 업체인 포톤자동차(北氣福田汽車, FOTON)는 국내 수입업체인 ㈜그립스아이앤씨와 판매 계약을 맺고 ‘아오마크(Aumark) C’ 트럭 3종을 한국에 들여와 시판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유로5 모델의 상품성 개선작업과 유로6 모델 판매 차종 조율로 인해 사업 시기를 다소 늦췄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유로6 모델 결정 후 본격적으로 국내 인증 작업을 거친 뒤 사업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시기는 미정이다.
또한 K사와 S사에 의해 중국산 픽업트럭이 도입될 것으로 보이며, A사 역시 중국산 브랜드의 경소형 트럭 도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업체들은 시기상의 문제로 대답을 꺼려했지만, 이미 구난차 등 특장 용도로 구조변경하기를 원하는 업체들과 긴밀히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의 추가 진출시기와 그 여부는 국내 판매를 위한 인증 절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수입을 추진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수입될 제품의 경쟁력을 자신하면서도 자칫 인증에 지장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전 공개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중국산’이란 부정적 꼬리표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지만, 추가 도입업체들마저 ‘쉬쉬’하면서 조심스러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할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