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수요 9,000~1만 3,000대…현대·타타대우가 시장 지배
이베코 트럭도 검토 중…"진출은 곧 성공" 장담 못해

 

 

기획시리즈에 들어가면서 카고 트럭의 연간 판매대수를 △ 8톤 이상 대형 4,000~5,000대 △ 4.5톤 및 5톤 중형이 1만~1만 2,000대 △ 2.5톤~3.5톤 준중형이 8,000~9,000대 △ 1톤급 소형이 12만~13만 대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소형을 제외한 대형과 준중형의 중간급인 중형 트럭은 국내 판매 대수만으로 볼 때 국내 물류운송업계의 핵심차량이라고 볼 수 있다. 차량 메이커들에게 있어서도 판매시장의 ‘노른자’다.

현대-타타대우의 여전한 양강 체제
10년 전까지 국내 중형 트럭시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로 양분돼 있었다. 그러다가 기아차가 현대차에 인수·합병되면서 2003년 말 기아차의 중형 트럭인 ‘라이노’마저 현대차의 ‘메가트럭’으로 단일화 됐다. 국내 상용차시장에서 기아차의 중형 트럭인 ‘라이노’는 생산과 판매가 완전 중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다.
이로 인해 중형 트럭시장은 현대차의 완전 독점체제로 굳어지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독점체제는 잠시 뿐. 2005년 대형 트럭 위주로 생산·판매에 주력해 오던 타타대우상용차가 중형 트럭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때 타타대우는 기존 8톤급 대형 캡을 활용한 중형 트럭 ‘노부스’를 내놓으면서 대형급 같은 중형, 그리고 힘을 주 무기로 중형 트럭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시장 진출 이듬해인 2006년 타타대우는 2,22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7,498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현대차에 인수되기 전 기아차의 2003년 실적 2,176대를 능가했다. 기아차의 중형 트럭시장을 고스란히 가져오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형 트럭 단일화 전략을 무색케 만들었다.  
이후 2006년 일본의 히노, 2008년 벤츠의 아테고 등 수입산 중형 트럭이 진출했지만, 히노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아테고는 중형 트럭시장에서 ‘좀 비싼 차량’이란 인식에 큰 판매고는 올리지는 못하고는 있지만, 수입산 중형 트럭의 자존심을 이어가고 있다.

 

▲ 타타대우 중형 프리마

 

1만 대 안팎서 박스권…그래도 큰 시장
현대차와 타타대우 양강체제로 굳어진 중형 트럭의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양강 구도가 현대차와 타타대우로 재편되기는 했지만, 연간 판매 대수는 9,000대에서 1만 3,000대 수준에서 형성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수요는 경기 영향, 그리고 생산업체들의 정상적인 생산 여하에 따라 매년 다소간의 굴곡은 있지만,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았을 때 큰 차이 없이 시장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중형 트럭 수요는 기아차의 ‘라이노’생산·판매 마지막 해인 2003년 1만 1,359대를 기록했다. 이후 2009년까지 9,300대 수준으로 내려갔다. 타타대우의 진출 이듬해인 2006년 9,700대로 회복됐다가, 한 동안 주춤한 현상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2010년 들어 1만 대를 넘어섰고 2011년 1만 2,865대, 2012년 1만 793대, 2013년 9,913대, 2014년 1만 1,328대로 수요가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 현대 중형 메가트럭

중형 트럭의 꽃 ‘가변축’
업계 관계자들은“중형 트럭시장을 얘기하려면 ‘가변축(일명 쓰리축)’을 빼면 의미가 없다”고 전한다. 기본 구동축 4×2에 축을 하나 더 달게 되면 6×2로 확장되고, 적재능력 또한 커지기 때문에 화물 차주들에게는 큰 인기 차종이기 때문이다. 물론 특장차 제작업체들에게도 가변축은 필수 제작과정 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가변축만을 장착하는 업체는 물론이고 특장차 전문업체 역시 고객의 의뢰로 가변축을 장착 및 구변 차량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주로 4.5톤 및 5톤 화물차량을 기본으로 특장차 구조변경용 축을 달아 적재정량을 7톤급으로 확충, 자기인증 허가를 받고 고객에게 인도한다. 이 때 5톤 기본 화물차량을 냉동차량이나 집게크레인 등 특장차량으로 구조변경하면 기본차량 적재정량에서 특장 무게만큼을 감해 적재정량 허가가 난다.
자기인증 가변축 차량의 경우 7톤이 감안되어 적재정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각종 특장차로 전환해 이용하는 측면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특장차시장에서 전 차종 중 인기가 가장 높다. 하지만 현재 중형급 화물운송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변축 차량이 돌아다니는지, 연간 가변축 차량이 얼마나 생산되는지는 통계가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단지 가변축 전문 업체의 판매 수량을 짐작해 본다면, 중형 트럭 연간 수요에서 70~80% 정도가 가변축이 장착되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 나머지는 4×2 형태의 일반 카고 및 특장차로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벤츠 중형 아테고

수입업체들, 제품보다 가격책정에 큰 고민
중대형 트럭 중 대수 상으로 수요가 가장 많고, 경쟁업체들이 가장 적은 이 시장에 수입 트럭업체들의 발걸음은 예상외로 더딘 실정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진출한 수입 중형 트럭은 다임러트럭코리아의 ‘아테고’와 스카니아가 들여온 일본산 ‘히노’뿐이다. 그나마 ‘히노’는 국내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채 철수해 버려 현재는 ‘아테고’가 유일하다.
벤츠, 스카니아, 볼보, 만 등 대부분의 수입 트럭업체들이 진출,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형 트럭시장과는 영 딴판이다. 제품 경쟁력은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큰 의문을 품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지난 2월 말 다임러트럭코리아는 수입 트럭업체 중 가장 먼저 유로6 론칭 행사를 가졌다. 프리미엄 유로6 ‘뉴 아테고’는 역시 제품력에서 세계적인 트럭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 엔진 구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BlueTec®6 엔진 △ 배기량 7.7리터 6기통 엔진 장착 △ 최대 제동력 235kw(320HP)에 달하는 신형 엔진 브레이크 △ 최첨단 4-밸브 엔진과 배기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오버헤드 캠샤프트 2개 △ 8단 기어를 갖춘 메르세데스 파워시프트 3(Mercedes PowerShift 3) 변속 시스템 기본 장착 등 막강한 제품력과 기본 사양을 제시했다. 여기에 운전자를 배려한 각종 편의 장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뉴 아테고’의 가격은 1억 원에 다소 못 미치는 9,650만 원(부가세 포함)으로 책정됐다. 기존 유로5의 가격 9,400만 원(최하 8,600만 원)에 비해 소폭 인상된 수준이다. 최근의 유로환율과 한-유럽 간 FTA로 부품 무관세가 반영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가격은 현대차의 유로6 메가트럭(초장축 이상) 6,400만 원~8,250만 원, 타타대우 프리마 7,200만 원~8,080만 원과 비교해 보면 큰 가격차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타타대우의 유로6 가격은 유로5에 비해 10% 이상 크게 오름에 따라 수입 산과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국산 트럭의 대폭적인 가격 인상으로 수입 트럭은 큰 노력 없이 가격경쟁력을 얻은 셈이다.

 

▲ 볼보 중형 FL(진출 예정)

좁혀진 차량 가격차…수입트럭업체들 반색
가격문제에 들어가서는 여전히 큰 차이지만, 국산과 수입의 유로6 중형 트럭 가격이 드러나면서, 수입업체들은 “한 번 해볼 만하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트랙터 및 덤프트럭처럼 가격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산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중형 트럭 역시 어느 정도 가격 차이가 있어도 제품력과 마케팅을 제대로 펼친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이런 가운데 상용차업계에서는 향후 수입산 중형 트럭시장을 끌고 갈 업체로 볼보트럭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사실상 볼보트럭코리아는 이미 중형 트럭시장에 진출했다고도 볼 수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작년에 시범적으로 유로6형 모델인 중형 트럭(유로5 엔진의‘볼보 FL’) 10대를 들여와 고객에 인도하고 반응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중 공식적인 론칭계획을 잡고 있는 볼보트럭코리아는 현대차의 메가트럭, 타타대우의 프리마에 비해 엔진 성능이 높은 8리터, 300마력 이상, 6기통의 강력한 파워의‘물건’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화물 차주들의 ‘화물적재본능’을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최대한 억제된 가격을 책정, 국산 모델과의 가격경쟁력에서도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작년에 시범적으로 도입한‘볼보 FL’은 8,000만 원 중반에 고객에 인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벤츠에 이은 볼보, 그리고 다음은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이하 CNHi)의 이베코 중형 트럭 진출 가능성도 높다.
CNHi는 5월이나 6월 중 유로6 론칭일정을 잡고, 이 자리에서 이베코 브랜드의 유로6 트랙터와 덤프트럭을 공개하는 동시에 카고트럭 공개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카니아, 만트럭 등 그 외 수입트럭 업체들의 경우는 중형 트럭시장 진출여부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허락한다면 언제든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다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히노트럭의 철수가 그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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