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6 시행 앞서 카고트럭 판매량 급회복세

그야말로 긴박했던 2014년도 어느덧 막바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트럭, 버스, 특장차 등 상용차량들의 극심한 판매부진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경험한지 불과 3년새, 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서는 듯하다. 그러나 이 이면 속에 간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내년 본격 적용될 유로6 규제에 대응하고 있는 업계는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기 위해 2014년 한해를 되돌아본다.


올해 화물자동차시장의 화두는 업체들의 경쟁적인 신제품출시와 유로 6 규제 적용에 대한 대응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작년 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다마스와 라보가 서민의 품으로 돌아와 큰 호응을 받았으며 연초부터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신규라인업을 형성하는 등 공격적인 신차공개를 이어감에 따라 선택폭이 넓어진 소비자들은 판매량 수치증가라는 결과물로 화답했다.

완성차 업체들 경쟁적인 신차 발표
유난히 올해는 수입 완성차 업체들의 연이은 신모델 발표가 이뤄졌으며, 일부 업체의 독점 영역에까지 제품 스펙트럼이 넓어짐에 따라 본격적인 자유경쟁체제에 돌입한 한 해였다.

국내에선 최초로 미국 상용차 제조업체인 나비스타에 의해 보닛 형태의 ‘프로스타’가 공개돼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데 이어, 다임러도 혁신적인 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대형 덤프트럭‘악트로스 팁퍼’를 공개하며 연초부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이에 뒤질세라 볼보 역시 ‘아시아 통합 런칭’을 통해 무려 9종의 제품 라인업을 공개하며 업계 종사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5톤을 비롯한 중대형 카고 추가 출시를 통한 풀라인업 구축을 완성함에 따라 일부 독과점 현상을 보이는 라인에 불만을 갖던 소비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볼보의 총공세에 뒤지지 않으려 다임러가 다시 한 번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강조한 ‘악트로스 블루이피션시’ 트랙터와 8×4 카고트럭을 연이어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국내업체 역시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대응,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 등도 눈에 띄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쓰촨성에 상용차공장을 완성 및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하며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카고 트럭시장 판매 증가에 고무
올해는 모든 차급에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한 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9월 기준 작년 동기 대비 대형 카고(8~25톤)의 내수는 18.8%, 중형 카고(4.5~7톤)의 경우는 22.3%, 준중형으로 대표되는 현대의 마이티는 무려 60%에 육박하는 판매량 증가가 있었다. 작금의 시장 상황을 비춰 봤을 때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하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3월 조사된 바에 따르면 작년 동기 대비 준중형과 중형 카고시장은 각각 42%, 33% 가량 증가하며 이러한 큰 증가폭을 예견하는 양상을 띄었지만, 대형 카고트럭의 경우 오히려 8%의 감소폭을 보이며 침울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모습은 중형 트럭의 경우 물류 운송업체 및 특장차 운송업자가 가장 선호하는 차량이기에 경기에 대한 영향이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내년 발효될 유로 6 규제와 같은 여러 요인에 의해 대형 카고트럭 판매량이 급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판매량 증가 수치는 현대 트럭의 생산 회복과 내년 다가올 유로 6 규제 적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향후 몇 년에 걸쳐 이 거품이 사그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서 상용부문까지 본격적으로 시행할 유로 6 규제에 의해 내년 7월부터는 현재의 유로 5 차량을 구매할 수 없게 되어, 가격적인 이점이 있는 이들 차량의 신차 구매를 소비자들이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수입 완성차 업체의 경우 신차 발표를 하자마자 판매할 차량이 부족한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올해까지 등록차량에 한해 내년 6월까지 판매가 가능한 점 때문에 등록을 서두르려는 수입 업체들로 화물차시장이 때 아닌 팽창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GM대우의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에 힘입어, 지난 8월부터 전격 재생산되기 시작했다.

다마스와 라보는 (구)대우자동차 시절부터 생산되어 오던 경상용차로 국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차종이다. 하지만 차량구조가 노후화되고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국토부는 차량에 대한 여러 안전성제어장치 등을 적용할 것을 의무화했고, 한국GM은 개발비용을 이유로 생산을 포기하게 됐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차종의 재생산 돌입에 반색하기라도 하듯, 발표 직후 사전 계약 물량을 포함해 한 달 동안 3,000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 9.8%를 기록한 한국GM은 올 연말까지 두 자릿수를 넘보고 있다.

2015년의 키워드는 축하중 규제
몇 차례 국내에서 홍역을 치룬 이베코가 한국법인인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다시 진출한다는 소식이 2014년 말께 들려왔다. 기존 이베코 브랜드로서 대형 트럭인 ‘트랙커(TRAKKER, 8×4 25.5톤 덤프)’와 ‘스트라리스(STRALIS, 6×2 트랙터)’ 외에 중대형 카고트럭 및 승합 밴(뉴 데일리) 도입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경쟁 업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업계는 현재 축하중 규제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 때문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대형 덤프트럭 및 일부 카고트럭에 대해 정부가 축하중 규제를 강화키로 함에 따라 국내 제작 및 수입트럭업체들이 강력 반발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골자는 화물 과적차량을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축하중 규제를 강화하고, 동시에 운행제한을 엄격히 하려는 정부의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현실화될 경우 대형 덤프트럭 및 일부 대형 카고의 적재능력이 축소 제작되거나 운송 경쟁력 저하로 제작을 중단해야할 상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국내 화물차시장은 이밖에도 다양한 뉴스거리와 이슈거리를 남기고, 2014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모양이다.

유로 5 시대를 떠나보내는 연말
어느덧 디젤 경유차의 ‘유로(Euro) 5’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 2009년 국내에 적용된 유로 5는 배기가스 기준이 더욱 엄격해진 ‘유로 6’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됐다. 2015년 1월부터 새로운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 6의 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떠나가는 자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유로 5는 2015년 상반기까지 판매 수명이 연장된다. 금년 12월 31일까지 등록된 국산 상용차, 그리고 수입 통관된 수입 상용차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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