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물동량 감소까지 겹쳐 당분간 해소 난망
기준 금리 내려가도 최소 3개월 고금리 유지돼
차급 높을수록 영향 커…대형 카고·덤프 직격탄

상용차(덤프, 믹서트럭 등 건설용트럭 포함) 신차 할부금리는 주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9~11%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차(덤프, 믹서트럭 등 건설용트럭 포함) 신차 할부금리는 주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9~11%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높아질 대로 높아진 트럭 할부금리가 최근 조정 받고는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장기 할부를 활용해 트럭을 구입하는 경우, 실질 구입가격이 크게 늘어난 현재의 상황이 향후 1~2년 안에 완벽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재 금융사 관계자)

지난해부터 치솟던 트럭시장의 높은 할부금리가 장기화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시장에 풀린 많은 돈들은 물가를 상승시켰다. 이에 고(高)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의 금리 인상이 잇따라 단행됐다. 기준금리와 채권 시장의 자금 흐름에 따라 결정되는 트럭 할부금리 역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트럭 시장에 적용된 높은 할부금리는 적잖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高할부금리 당분간 고착 불가피? 
상용차업계 및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3년 4월 28일자로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게시된 제2금융권의 상용차(덤프, 믹서트럭 등 건설용트럭 포함) 신차 할부금리는 주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9~11%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금리가 급격히 치솟았던 지난 1월에 비해 1~2% 정도 내려간 수치지만, 지난해 초 5~6%에 비해서는 여전히 두 배가량 높게 유지되고 있다.

수입 상용차 브랜드가 제공하는 자체 파이낸셜의 경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게시 기준 10% 대 할부금리가 최근 9%대까지 일부 조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1월의 5%대에 비해서는 여전히 격차가 심하다. 문제는 이 같은 높은 할부금리가 단기간 내에 지난해 수준으로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리는 기준금리와 채권시장 시황에 따른 후행금리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최소 3개월 가량은 높은 금리가 유지될 수 밖에 없다”며, “하물며 미국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기준금리 인하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이에 역행해 금리를 낮출 거란 기대는 어렵다”고 전했다.

트럭 실질 구입가격 크게 증가
일반적으로 5년 이상의 할부 기간을 설정하여 트럭을 구입하는 국내 트럭시장 특성상, 이러한 높은 할부금리의 고착화 현상은 트럭 예비 구매자들의 지갑을 닫게 하고 있다. 트럭 구입 당시 받아든 할부금리로 트럭을 운용하며 지불해야 하는 월 납입금을 설정할 수 있는데, 금리가 오르기 전과 비교해 부담이 크게 증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럭 가액 2억 원 수준인 현대차 25톤 엑시언트 카고트럭을 할부금리 연 10%를 적용해 60개월 전액할부로 구매한다면, 원리금 균등상환방식으로 월 납입금액 425만 원을 납입해야 한다. 이는 동일 모델을 지난해 대출금리였던 연 5%를 적용해 구매했을 때의 월 납입금액인 377만 원 대비 월 50만 원가량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5년으로 환산하면 3,000만 원 수준의 이자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 트럭 할부금 외에도 유류비, 보험료, 서비스 비용 등의 각종 부대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트럭 차주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월 매출에서 할부금과 유류비, 보험료, 트럭 유지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용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할부금 규모가 늘어나면 기대할 수 있는 순수익이 줄어 시장 진입 자체를 꺼린다”라며, “현재 시장 규모가 줄어든 원인은 물동량 감소와 트럭 재고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부분은 높아진 할부금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높은 할부금리, 신차 판매에 악영향
이처럼 높은 할부금리 기조 속에 물동량 감소와 차량 총소유비용의 증가도 실제로 트럭 예비 구매자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준중형 이상 트럭(적재중량 2톤 이상 카고 및 특장차, 트랙터, 15톤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총 9,46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1,836대 대비 20.0%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세는 대형급에서 두드러졌다. 최근 몇 년 사이 트럭 ‘대형화 선호’ 현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루던 대형카고 부문에서 올들어 5월까지 실적이 1,509대로 지난해 실적(2,118대) 대비 2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덤프트럭 역시 지난해 652대에서 올해 549대로 15.8% 감소하며 고부가가치 시장인 대형트럭 시장에 높은 할부금리가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트럭 영업사원은 “고금리, 고물가, 물동량 감소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트럭 구매를 늦추겠다는 차주가 증가했다”며 “최근엔 신차 출고를 6개월 가까이 기다린 고객이 최종 할부금리를 확인하고서 고민 끝에 계약을 취소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2023년 하반기 트럭스(Trucks) 4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2023년 하반기 트럭스(Trucks) 4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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