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카이즈유 상용차 등록통계 면밀 분석

카고 기준, 소형 73%·준중형 37%·준대형 3.9%
특장차 등록 5만 5,180대 중 52.5%가 OEM 제작
현대·기아 트럭 기반 비OEM 360개, OEM 10개사
총 특장업체 2018년 550개 → 2022년 430개사로
중소업종 특장 분야 현대·기아 장악력 거세져
업계 ”특장기술 정체되고 특장 시장은 하청 우려”

현대자동차 OEM 방식으로 제작된 특장차들

특장차란 일반적으로 화물운송, 공사 등 다양한 일을 위해, 특장용 카고 섀시나 트럭의 카고 적재함을 제거한 기본 카고 뼈대(섀시)에 각종 특장 설비를 설치한 차량을 일컫는다.  탑차를 비롯해 크레인 및 사다리차, 환경차, 구급차 및 소방차, 탱크로리 등이 산업 전반의 수요처 요구에 맞춰 제작돼 공급되고 있다.

이처럼 산업 전반에 걸쳐 쓰임새가 있다 보니 현재 특장차(상용차업체의 OEM·ODM 포함)를 제작·판매하는 업체는 국내에서만 427개 사(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 기반 본지 조사, 자기인증 1대 이상 신규등록한 업체 대상)로 매우 많다. 

이들 특장업체들이 제작·판매(자기인증 통한 등록대수 기준으로 카고 섀시에 얹어지는 특장 기능에 한함)한 특장차도 상당하다. 국토교통부 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화물자동차와 승합(버스), 특수자동차 등으로 등록된 상용차는 총 456만 5,000여 대에 달한다. 이 중 단순 적재함 형태의 카고형을 뺀 특장차는 118만 6,000여 대로 나타났다. 특장 시장이 전체 상용차 시장에서 2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4호(6-7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4호(6-7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작년 OEM 특장차 비율 52,5%, 1년 만 2.6%p↑ 
현재 희망하는 특장차를 구입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 경로가 있다. ▲특장업체에 신차나 중고차를 기반으로 한 특장차 제작 의뢰 ▲특장업체별 표준 특장차 구입 ▲현대자동차 등 주요 상용차 업체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과 ODM(생산자 개발 생산  방식) 특장차를 구입하는 방법 등이다.

특장업체를 통해 구입하는 두 가지 방법은 여러 제조사를 비교해 입맛에 맞는 특장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데 반해, OEM(ODM 포함) 특장차는 다소 저렴하게 구입할 수는 있지만 획일화된 구조로 인하여 추가 설비가 필요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구매 용이성 등의 이유로 OEM 특장차 출고율이 매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판매된 특장차(카고용 기반 1톤 이상 트럭)는 총 5만 5,180대로 집계됐다. 

이 중 국산 상용차 브랜드인 현대차·기아)가 일부 특장업체에 의뢰하여 생산·판매한 OEM 특장차는 비(非) 현대차·기아OEM 특장차(2만 6,234대)보다 다소 많은 총 2만 8,946대로 나타났다. OEM 특장차가 특장시장의 절반이 넘은 52.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OEM 특장차 비율(49.9%)보다 1년 사이 2.6%p(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같은 비중은 주로 대수가 많은 소형 및 준중형급에 치중해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차급 낮을수록 OEM 비율↑ 
 소형 73%, 준중형 37%, 준대형 3.9% 

언급했듯 OEM 특장차 비율은 차급이 낮아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판매된 포터2 및 봉고3 등 1톤급 소형트럭 섀시를 기반으로 제작된 특장차는 3만 5,682대였다. 이 중 2만 6,173대(73.4%)가 OEM 방식으로 제작·판매됐다. 

한 단계 위급인 현대차 준중형급(마이티) 트럭 섀시를 기반으로 한 준중형 특장차 OEM 비율은 36.5%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대형급(엑시언트)을 제외한 현대차 준대형급(파비스)의 OEM 특장차 비율은 3.9%로 나타났다. 차급이 높을수록 OEM 선호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소형트럭 기반 기본적인 적재 기능만을 강화한 탑차 부문에서는 OEM 비율이 9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기본 카고 적재함을 떼고 박스 형태의 탑을 얹은 내장탑차의 OEM 비율은 91.3%였으며, 여기에 냉장 및 냉동 기능을 추가한 냉장탑차의 경우 90.7% 수준을 차지했다. 

화물칸을 날개 형태로 개폐하여 화물 상하역을 용이하게 제작되는 윙바디트럭은 OEM 비율이 93.6%, 후방 적재를 편리하게 만든 파워게이트 트럭은 99.7%에 달했다.

한 단계 윗급으로 준중형트럭 OEM 비율을 보면, 내장탑차 56.5%, 냉장탑차 69.6%, 윙바디트럭 90.7%로 나타났다. 소형 및 준중형급 탑차에서 OEM 비율이 높은 것은 모두 자기인증 절차를 거쳐 국토부에 정식 등록된 특장차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작년 특장업체 판매 비율  
 OEM 10개사 52.5% > 비OEM 360개사 45.5% 

연평균 판매대수가 많은 소형과 준중형 차급에서 OEM 제작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OEM 특장업체로 선정된 소수의 특장업체가 전체 특장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카이즈유 통계를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트럭 섀시로 특장차를 제작한 국내 특장업체는 370개 사에 달한다. 이 중 OEM 특장업체는 10개 사 남짓이다. 다시 말해 지난해 판매된 특장차 총 5만 5,180대 중에서 47.5%(2만 6,234대)는 360개 비OEM 특장업체가, 52.5%(2만 8,946대)는 10개 OEM 특장업체가 제작한 것이다.

결국 특장차 제작이 일부 업체들에 쏠리면서 특장차 제작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특장업체들은 대거 폐업하거나 문을 닫았다. 실제 2018년 기준 550개에 달했던 특장업체는 현재는 430여 개 사로, 5년 새 무려 120개 사가 줄어들었다. 

“현대차, OEM 협력사와만 성장하나”
 특장업계의 이유있는 항변

OEM 특장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중소기업 업종인 특장 시장의 생태계를 뿌리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특장업체 관계자는 “특장 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차 하청으로 전락하고, 나머지는 기술 개발은 고사하고 특장산업 전반이 사양 산업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차가 국내 중소 특장업체들의 영역으로 볼 수 있는 특장 사업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수많은 특장업체들이 지난 수십 년간 이룩해온 특장 아이디어와 기술개발로 구축된 특장 시장에 대기업이 자금력과 서비스망 등을 무기 삼아 뛰어들게 되면, 기술의 특장 시장 자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다양성의 ‘백미(白眉)’라 불리는 특장 산업의 기술력이 획일화되고, 더 이상 새로운 특장 기술이 나올 수 없는 구조로 변화할 수 있다”며 OEM 특장차 확장성을 크게 우려했다.

사실상 유럽과 미국 등 트럭 전문 메이커와 특장업체 간의 영역과 역할이 분명한 선진 상용차 시장의 흐름과도 배치되는 행보라는 게 특장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업종인 특장산업을 일부 대기업이 좌지우지하면, 결국 대기업 입맛에만 맞는 특장차만이 시장에 남게 될 것이고, 특장 기술 또한 정체될게 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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