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씨피 ‘AL 평판 트레일러’시장 분위기 형성
두성특장차, 특수 스틸 소재 초경량화 제품 개발
성일인터내셔날 등 완제품·반제품 형태 수입 판매

‘화물 운송의 꽃’이라 불리는 트레일러가 경량화시대를 맞고 있다. 트레일러 전문 제작업체인 아이씨피㈜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알루미늄(AL) 트레일러’가 화물을 더 싣고 연비향상이란 부수적인 이점이 최근 들어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일부 업체들은 완제품 및 반제품 형태의 알루미늄 트레일러 수입·판매에 나섰고,일반 스틸(Steel·강철) 소재의 경량화를 통해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아이씨피㈜가 자체 제작하는 ‘AL 평판 트레일러’
다양한 화물형태 수송 가능한 평판트레일러 경량화
국내에 등록된 피견인용 트레일러는 6만 5,000여 대에 이른다. 차종별로는 컨테이너 수송만을 위한 컨테이너 샤시가 2만 2,000여 대로 가장 많다. 컨테이너 샤시는 말 그대로 컨테이너의 수송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어 1만 2,000여 대를 차지하고 있는 평판 트레일러다. 이 트레일러는 적재대 부분을 평평한 마루바닥처럼 만들고 적재함 문짝 없이 제작된다. 빔(Beam), 강관 등의 장척물, 후프코일(Hoop Coil) 등의 중량물은 물론 컨테이너 박스까지 운반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고 있다. 다양한 화물 수송이 가능한 게 큰 장점이다.

이밖에 저상 및 적재함형이 각각 3,000여 대씩 등록돼 운행되고 있으며, 그 나머지는 다양한 형태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트레일러 중 최대 등록 대수를 차지하는 컨테이너 샤시와 평판 트레일러는 매년 수백대 정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규격화된 화물을 실어 나르는 컨테이너 샤시보다는, 화물 형태가 정형화되지 않으면서 최대의 적재량을 실어 나르는 데 용이한 평판 트레일러의 경량화가 최근 들어 화물운송업계의 큰 관심 대상이다.

국내 도로법상 화물을 적재한 상태에서 트럭의 총중량은 40톤을 넘어서면 안된다. 견인용 트랙터의 공차중량이 일정하고 총중량 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화물을 더 많이 실어나를 수 있는 방법은 트레일러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 뿐이다. 줄인 만큼 화물을 더 실어나를 수 있다. 다시 말해 트레일러의 경량화는 곧 화물을 더 실어나를 수 있는 조건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레일러의 경량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내구성과 함께 소재 자체가 가벼운 알루미늄과 특수 소재의 스틸을 이용한 트레일러다. 물론 트레일러에 적용되는 각종 부품 등의 경량화도 있지만, 미미한 정도다.

현재 대부분의 평판 트레일러는 일반 스틸을 적용하고 있다. 40피트용 12m(2축 기준)의 스틸 평판 트레일러의 무게는 대략적으로 6,300~6,700kg 정도이며, 제작 업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다. 이런 무게의 평판 트레일러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전환하거나 특수 스틸 소재를 쓸 경우, 대략 1,000~2,000kg 가벼워진다.

트레일러의 경량화는 차량 운행횟수에 따라 유류비 및 연비, 그리고 통행료 절감 등 제반 물류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제품가격이 비싸다는 점과 제품검증이 완벽치 않은 것이 구입을 망설이게끔 한다.


㈜두성특장차가 자체 제작하는 ‘초경량 평판 트레일러’
국내 제작은 어떤 업체, 어떤 제품이 있는가
국내에는 30여 개 정도의 트레일러 제작업체가 있다. 저상(로우베드) 트레일러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 외에는 대다수 업체들이 평판 트레일러를 제작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업체 중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를 개발, 자체 제작하여 공급하는 국내 업체는 아이씨피㈜가 유일하다.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를 공급하는 업체가 또 있다면 ㈜성일인터내셔날과 천지인터내셔날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업체들은 완제품 혹은 반제품으로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알루미늄 제품은 아니지만, 특수 소재의 스틸을 적용, 평판 트레일러를 경량화하는 데 성공한 ㈜두성특장차를 빼놓을 수 없다. 스틸 소재의 한계로 알루미늄보다는 경량화 정도가 낮지만, 가격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알루미늄 트레일러 개척자인 아이씨피는 평판 트레일러의 기존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과감히 전환해 화물운송업계 및 트레일러 제작업계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는 현재 월 평균 10~20대 정도로 꾸준한 판매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씨피는 시장 진입 초기 “알루미늄 트레일러가 비싼 가격 등으로 과연 시장에 통하겠는가”라는 주변의 강한 의구심과 화물운송업계의 ‘냉대’로 판매에 애를 먹었다. 과감한 스틸 소재의 포기와 알루미늄 트레일러로의 전환은 오랜 인내심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아이씨피는 시장 초기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지금은 알루미늄 트레일러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루미늄트레일러’라고 하면 ‘아이씨피’라는 등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씨피의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 공차중량 4,200kg(4.2톤). 스틸 소재의 트레일러보다 무려 2,000kg이나 가볍다. 경량화는 곧바로 화물의 적재중량 증가를 가능케 함으로써, 월 100만원, 연간 1,200만원 가량의 운송료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ECAS)을 적용, 연비개선과 함께 월 50만원 가량의 유류비 절감을 가져왔다. 이밖에도 아이씨피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는 △ 미끄럼방지를 위한 상판 가공 처리 △ 적재중량 30톤 확보 △ 1.2m 내 30톤 집중하중을 견디는 견고한 프레임 구조 설계 △ 차체 5년 보증 △ 전복장지장치(RSS) 기능 등을 적용, 기존 스틸 소재와 제품력을 완전히 차별화했다.

아이씨피의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 가격은 2축 기준 4,600만원(부가세 별도). 스틸보다 2,000만원 가까이 비싸다. 하지만 적재중량 증가로 운송수익이 증가되고 연비가 개선되는 점, 그리고 알루미늄 특유의 내구성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스틸보다 매우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들어 아이씨피의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 판매가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최대의 트레일러 생산업체인 두성특장차의 경우는 주로 일반 스틸 소재로 만들어지는 평판 트레일러의 중량을 타사 제품에 비해 1,000kg 가량 경량화한 ‘초경량 평판 트레일러’를 개발해냈다.

2년 전부터 실차테스트 등을 통해 개발해 낸 두성특장차의 초경량 평판 트레일러는 특수 스틸 소재를 적용했다. 그 결과 2축 기준 4,720kg의 무게로, 타사의 일반 스틸 제품 6,300kg에 비해 1,580kg이나 가볍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런 두성특장차의 초경량 평판 트레일러는 일반 스틸 소재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두성특장차의 초경량 평판 트레일러는 구체적으로 유선형의 프레임을 적용한 응력집중이 없는 구조로, 복원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타사 경쟁제품이 사용하는 것 비해 훨씬 높은 강도의 스틸을 사용, 고품질을 지향한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어떠한 중량물을 실어도 프레임의 강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응력집중을 분산시킬 수 있는 선진형 경량홀을 적용했다. 더 나아가 스프링 서스펜션이지만 승차감, 안정성, 경량성이 탁월한 콤포지트스프링을 국내 유일하게 적용했다.

대당 판매가격은 3,250만원(부가세 별도). 일반 스틸제품의 3,000만원에 비해 가격차이가 별로 없다. 그럼에도 1,000kg 가량 경량화함으로써 타사 스틸 제품에 비해 경쟁 우위에 서게 됐으며, 알루미늄 제품에 비해서는 가격과 동시에 제품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두성특장차 관계자는 “현재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사후관리비용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해 평판 트레일러 시장에서 획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경량화로 물류비 절감, 연비 증대로 연간 200만원 이상의 수익성이 증대될 수 있으며, 중고차 시세에서도 매우 유리한 가격대 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일인터내셔날의 수입산 라잇노어 ‘AL 평판 트레일러’
수입 AL 평판 트레일러의 잇단 시장 진입
아이씨피의 알루미늄, 두성특장차의 특수 스틸을 적용한 평판 트레일러는 모두 국내 제작이다. 이런 가운데 완제품 및 반제품으로 들여와 공급되고 있는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는 주로 미국산으로, 알루미늄 트레일러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운송 전문업체인 성일인터내셔날은 미국의 알루미늄 트레일러 전문업체인 라잇노어(Reitnouer)의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이하 라잇노어) 완제품을 들여와 국내 판매를 개시했다.

공차중량 3,900kg인 라잇노어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는 미국시장에서 이미 품질, 내구성 및 강도 측면에서 검증받은 트레일러로 △ 차체 경량화 △ 부식방지 △ 고강도 △ 완벽 조명 등 라잇노어만이 가진 최대의 강점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제품에 대한 확신으로 차체 보증 5년(주행거리 무제한)을 보장, 제품신뢰도를 크게 높였다.

라잇노어의 공차중량은 국내 제작용 아이씨피의 4,200kg에 비해 다소 가볍다. 하지만 가격은 5,300만원(부가세 별도)으로 단순 가격비교에 있어서는 아이씨피의 4,600만원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두성특장차의 제품에 비해서는 2,000만원 가량 더욱 비싸다.

제품력과 가격면에서의 소비자에게 어떤 선택을 줄 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현재 1차 도입분 3대는 모두 판매예약을 마쳤고, 2차분은 현재 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2축 외에 3축용도 포함시켰고,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국내에 들여오는대로 판매되는 것은 문제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성일인터내셔날 관계자의 설명이다.

라잇노어에 앞서, 역시 미국산인 이스트(EAST)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는 상판 등 반제품 형태로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해 판매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국내에 들여온 6대는 이미 고객에 인도됐으며, 수입사인 천지인터내셔날은 추가 물량을 도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 가능성 높아진 경량화 트레일러 시장
알루미늄 트레일러 시장은 스틸 위주의 트레일러 시장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약한 편이다. 시장의 초기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확장성과 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몇 년전 아이씨피㈜가 알루미늄 트레일러를 제작한다고 할 때 트레일러 제작업계는 ‘성공’보다는 ‘실패’에 무게를 두었다. 제작기술은 물론, 가격, 시장의 반응 등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씨피의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시장 진출이 성공적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분명 국내 트레일러 시장에서 ‘경량화 알루미늄 트레일러’가 한 축을 형성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국내 최대의 트레일러 제작업체인 두성특장차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수입산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를 들여오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업체들의 잇단 가세가 판매경쟁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가져와 알루미늄 트레일러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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