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차등 항목, 연료 소비율서 에너지 밀도로 변경
중국산 전기버스 에너지 밀도 낮은 인산철 배터리 탑재
가격 경쟁력 상실 우려…중국산 전기버스 업체 반발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안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당초 환경부는 지난 12일 전기차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업계의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는 이유로 돌연 연기했다.

이번 보조금 제도 개편에는 전기버스에 탑재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에 따라 보조금에 차등을 두는 방안도 담겼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들의 반발이 잠정 연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간 환경부는 전기버스(승합차) 보조금을 ‘연료 소비율(차량이 1km를 주행하는데 소비되는 배터리의 전력량)’로 차등 지급했지만, 올해부터 ‘에너지 밀도’로 기준을 제시한 것.

구체적으로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500Wh/ℓ 이상이면 보조금 100%를 지급하고, 450~500Wh/ℓ 는 90%, 400~450Wh/ℓ는 80%, 최하인 400Wh/ℓ 미만은 50%로 깎는다. Wh/ℓ는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뜻하는데, 밀도가 높을수록 부피 대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급격히 성장한 중국산 전기버스에 제동
최근 3년간 중국산 전기버스의 시장 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4%(중국산 198대)에 불과했던 중국산 전기버스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3%(376대), 2022년 39%(678대)로 지난 3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이번 보조금 제도 개편안을 두고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의 반발이 심하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국산 전기버스와 달리 대부분의 중국산 전기버스는 안정성은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쓰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산 전기버스의 출고가는 대당 2억 원 초반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1억 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어 국산 대비 3천 만~4천 만 원가량 저렴했으나, 에너지 밀도에 따른 보조금 차등 적용 시 중국산 전기버스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버스 대부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보조금 최하위 구간인 400Wh/ℓ 미만으로, 이 경우 지난해까지 대당 1억 4천 만 원을 지원받았던 보조금이 7천 만 원으로 줄어들게 돼, 국산 전기버스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거나 오히려 더 비싸질 수 있다.

한편, 전기차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이 이해 당사자들의 엇갈린 의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의 입장대로 전기버스(승합차) 보조금에 배터리 에너지 밀도 적용 시 국내 전기버스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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