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포터 11.9%, 2.5/3.5톤 59.0%, 4.5/5톤 32.7% ↑
8톤급 이상 대형은 현대차 생산차질 영향 -8.1% 기록

올 들어 국내 카고트럭시장이 중형급 이하에서 큰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위축됐던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다. 트럭업계 및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판매된 카고트럭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중형급 이하 트럭이 12~42% 증가율을 보인 반면 대형 카고트럭은 마이너스를 기록,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팔 물건이 없을 정도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1톤 트럭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카고트럭시장을 짚어 보았다.

▲ 작년에 위축됐던 국내 칵고트럭시장이 올들어 중형급 이하에서 큰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특장용도로 개조될 카고트럭들.

라보-다마스시장 흡수한 소형 트럭 ‘포터’
현대자동차의 1톤 트럭인‘포터’.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포터는 2만 4,515대가 판매돼 작년 동기의 2만 1,899대에 비해 11.9% 증가했다. 같은 1톤급인 기아차의 봉고 증가율 2.1%와는 다섯 배의 큰 차이다. 경기가 나쁠수록 소형 트럭이 잘 팔린다고는 하지만, 현대 포터의 판매 추이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1톤 트럭, 즉 소형 트럭 판매량 추세는 그 자체가 국내경기를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척도가 된다.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창업 전선에 발 벗고 나선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차가 소형 트럭이기 때문에다. 가게를 얻어 창업할 형편이 못되는 사람들이 소형 트럭을 구입하여 용달이나 택배 일을 하거나 과일이나 채소 등을 사다 팔고, 차량을 개조해 이동식 상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상당수 운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2종 보통 수동 면허로도 몰 수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도 수요를 뒷받침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에만 포터 판매량이 9,488대를 달성, 작년 동기(7,234대) 대비 31.2%의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승용차를 포함해 단일 차종으로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까지 포터 판매량이 2만 4,515대를 기록, 작년 동기(2,616대)에 비해 11.9% 증가했다.
이 같은 판매 호조로 포터는 현재 생산 물량이 주문 물량을 따라가지 못해 신차 주문 시 적어도 3개월은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국GM의 미니밴인 ‘다마스’와 미니트럭인 ‘라보’의 생산이 임시 중단됐던 점도 포터 판매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의 두 차종 생산이 중단되면서 이 수요를 대부분 포터가 흡수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월 1,000여 대의 꾸준한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화된 환경·안전규제 문제로 생산 수지가 맞지 않아 올 초부터 생산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이들 차량은 에어백, ABS, 파워핸들, VCD(차체자세제어장치) 등이 없거나 옵션으로 선택조차 할 수 없어 안전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 같은 단종 결정에 소상공인 단체인 용달연합회, 세탁업중앙회, 유통상인연합회 등이 단종 철회를 요구하자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이를 받아들여 일부 안전·환경기준을 유예했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2014년 7월부터 다마스·라보 생산라인(창원)을 재배치하여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포터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트럭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의 재생산이 일정 정도 포터 판매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차급이 달라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며 “몸집이 작아 활용도 측면에서는 포터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다마스와 라보가 세탁업과 택배업 정도로 용도가 한정되는 데 비해, 포터는 그 활용 범위가 훨씬 넓다는 장점이 있다.

자영업자들에 인기 차종인 ‘푸드(FOOD)트럭’규제 완화 또한 소형 트럭 판매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정부는 대표적 규제사례로 거론된 서민 생계용 푸드트럭. 즉, 이동용 음식판매자동차의 구조변경을 허용하여 서민 생계와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한 조치를 내렸다. 트럭업계는 푸드트럭 개조를 허용할 경우 유원시설업 내 신규고용 효과가 6,000여 명에 이르며, 이로 인해 약 2,000대 정도의 소형 트럭이 추가 매매되어 푸드트럭으로 구조변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소형 트럭 독점에 높은 가격인상
한편 소형 트럭 판매 호조 이면에는 매년 큰 폭의 찻값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경제적인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소형 트럭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독점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실제 기본형을 기준으로 포터의 판매 가격은 지난 2000년 680만원이었던 것이 현재는 1,365만원으로, 그동안 두 배 이상 올랐다. 현대차의 비경쟁 차종인 준중형트럭의 인상속도에 버금가고 있다.

거침없는 준중형 마이티와 3.5톤
연간 판매량 1만대를 육박하는 준중형 카고트럭인 2.5톤과 3.5톤의 판매량은 올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9,314대, 2012년 9,016대, 2013년 8,085대로 매년 감소해 왔던 준중형 카고트럭은 올해 3월까지 2,638대가 판매됐다. 작년 같은 동기의 1,858대에 비해 무려 42.0%(780대)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3.5톤급은 1,579대로 증가율 59.0%를 기록, 2.5톤(2톤)급의 22.4%를 훨씬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준중형 카고트럭의 판매호조가 지속될 경우 2014년 전체 판매량은 2012, 2013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준준형 카고트럭은 과거 기아차의 철수로 현재 현대차의 독점시장으로 굳어져 있는 상태다. 이 카고트럭시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선호하는 1톤 트럭시장과는 달리 일반 카고형과 냉장내동차, 환경차 용도로 물류운송업체와 관공서에서 선호하고 있다.


중형 트럭의 기세와 침울한 대형
증가율면에서는 준중형 트럭에 다소 못미치지만 4.5톤과 5톤의 중형 트럭 역시 올 들어 큰 폭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연간 1만대에서 1만 4,000대 가량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중형 트럭시장은 현대차와 타타대우상용차가 양분하고 있으며, 여기에 일부 수입 트럭이 가세하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중형 트럭 판매는 2,929대로 작년 동기의 2,207대에 비해 무려 32.7%(722대)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이 연말까지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가까스로 1만대 수준을 넘긴 작년 수준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중형 트럭은 물류운송업계가 가장 선호하는 차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본 구동축(4×2)에 가변축을 장착할 경우 구동축(6×2) 확장은 물론 대형급으로 적재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본 사양인 8톤급 대형 트럭 판매는 전무한 실정이다.

올 들어 카고트럭 분야에서 중형 트럭을 비롯한 준중형 트럭, 소형 트럭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8톤 이상 대형 트럭은 증가는커녕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크게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스카니아, 벤츠, 볼보, UD 등이 가세하고 있는 대형 트럭시장의 올 초기 판매상황은 현대차의 생산 차질과 경기침체로 최악의 판매상황을 기록한 작년에 비해서도 좋지 않은 시장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3월까지 8톤 이상 25톤까지의 대형 트럭은 1,070대를 기록, 작년 동기의 1,164대에 비해 8.1%(94대) 감소했다.

대형 트럭시장이 이처럼 타 차급과는 달리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현대 대형 트럭이 작년보다는 덜하지만 정상적인 생산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3월까지 현대 대형 트럭 판매가 타타대우의 실적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올 한 해 대형 트럭시장의 판매결과는 현대 대형 트럭이 정상적으로 생산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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