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카고, 현대차 노사문제로 생산·판매 차질…타타대우는 큰 증가


지난 한 해 국내 상용차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울했다. 국내 대표적인 상용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의 생산차질로 인한 판매 부진, 국내 및 수입 등 대형 상용차업체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과징금 부과, 그리고 트랙터 및 덤프트럭시장의 위축 등으로 한 해를 마감했고, 2014년 전망을 어둡게 했다. 물론 이런 가운데 국내 업체로는 타타대우상용차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비공식적이나마 일부 수입트럭업체의 선전이 전해지기도 했다. 작년 카고트럭(중소형 및 대형), 트랙터, 덤프트럭시장에 대한 판매동향과 향후 시장흐름을 전망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트랙터와 대형 덤프트럭
현재 세계 자동차생산 5위를 자랑하는 한국의 상용차시장에서 트랙터와 대형 덤프트럭에 대한 판매실적을 정확히, 공개적으로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업체들이 판매실적을 공개하는 것을 담합성으로 판단할 소지가 있다고 한데다, 통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조차 업체별 등록 실적 공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상용차정보>는 상용차업계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비공식적으로나마 업체별로 판매 및 등록 추정치를 파악, 보도하고 있다.
지난해 트랙터와 대형 덤프트럭은 총 3,883대(추정)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의 4,230대에서 비해 8.2% 감소했다. 국산과 수입의 점유율을 볼 때 국산이 수입에 비해 계속 밀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1년 국산 40%, 수입 60% 수준에서 지난해는 국산 30%, 수입 70%로 나타났다. 국산과 수입의 균형이 급격히 무너진 데는 노사문제로 인한 대형트럭의 생산차질과 판매부진을 겪은 현대차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년에는 현대차의 생산과 판매가 정상화될 경우 이전의 국산과 수입 점유율 수준으로,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 트랙터(4×2, 6×2, 6×4)
트랙터는 운송업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물류의 대표적인 차종이다. 상용차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경우 4×2(전체 축 4바퀴 중 구동축 2바퀴) 트랙터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6×2 모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는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 총중량 규제(유럽은 축당 8톤, 한국은 축당 10톤)와 밀접한 관계 때문으로 여겨진다.
국내 트랙터시장은 20여년 동안 현대차 및 타타대우의 국산과 볼보, 벤츠, 만, 스카니아 등의 수입산 간의 치열한 판매경쟁이 이어져 오고 있다. 그래서 업체별로, 그리고 국산과 수입산과의 시장점유율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지난해 국산 및 수입산 트랙터 판매는 총 2,010대(추정)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412대에 비해 무려 16.7%나 감소한 수치다. 그럼에도 수입산 점유율은 2012년 67%에서 70%로 상승한 반면, 국산은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현대차의 생산차질과 판매부진이 전체 트랙터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과 국산 점유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대형 덤프트럭(8×4 / 25.5톤 이상)
지난 정권하에서 추진돼 마무리된 4대강 사업이 대형 덤프트럭의 수급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사 현장에 대거 투입되었던 덤프트럭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이들 트럭 중 상당수가 중고차시장에 나와 신규 차량의 판매가 주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같은 현상은 2012년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는 신규 수요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대형 덤프트럭 판매는 총 1,873대(추정)로 전년도의 1,818대에 비해 3.0% 증가했다. 2012년 10.4%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다소 나아졌다. 국산 점유율이 하향 추세인 트랙터와는 달리 덤프트럭의 경우는 국산점유율이 지난해 35.9%로 전년도의 31%보다 상당부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카고트럭(8톤 이상)
이 시장은 구동축 기준, 크게 6×2, 6×4, 8×4, 10×4 등 네 가지로 분류되는 게 일반적이다. 톤급으로 볼 때는 구동축 8×4는 19톤급, 여기에 축을 하나 더 장착한 10×4는 25톤급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이하 톤급의 경우는 가변축 사용여부에 따라 6×2, 6×4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준대형급으로 8톤~9.5톤의 4×2 모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8톤 이상 대형 카고트럭 판매는 4,098대를 나타냈다. 국내 대형 카고트럭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차와 타타대우의 판매 수치다. 수입 카고트럭도 있지만, 대략 200~300대로 이 수치에서는 제외시켰다. 작년 한 해 대형 카고트럭은 총 4,098대가 나갔다. 이는 전년도의 4,859대에 비해 15.7%(-761대) 감소했다. 2012년도 감소폭 25.9%(-1695대)보다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2년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업체별로 보면 지난해 판매실적에 있어 현대차의 판매부진이 계속 이어진 반면, 타타대우는 플러스 성장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의 지난해 대형 카고트럭 판매대수는 2,154대를 기록, 전년도의 3,049대에 비해 무려 29.4%(895대)나 감소했다. 이는 2012년 감소폭 26.7%와 맞먹는 것으로, 경기침체와 극심한 노사문제로 인한 생산차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3월 대형트럭인 ‘트라고’의 후속모델인 ‘트라고 엑시언트’를 발표하면서 하반기부터 생산판매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노사문제로 생산에 큰 차질을 빚으면서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에 반해 2012년 대형 카고트럭 분야에서 24.5%의 감소세를 보였던 타타대우는 지난해 7.5%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카고트럭시장에서 치열한 판매경쟁을 보이고, 생산모델이 대부분 겹치는 점들 때문에 현대차의 생산차질과 판매감소 부분을 상당부분 흡수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차와 타타대우 관계자들은 대부분 이런 결과를 인정하고 있다.
올해 역시 이와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월 들어서 현대차와 타타대우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6%와 6.5%의 증감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형 카고트럭(4.5/5톤~7.5톤)
연간 판매대수 1만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물류운송업계 및 개인 화물차주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가변축을 활용함으로써 대형화(4×2 → 6×2)가 가능하고, 각종 특장차로의 변환(탑차, 환경차, 탱크로리 등)이 용이한 점이 중형 카고트럭시장의 매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은 일부 수입트럭이 판매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대형 카고트럭과 마찬가지로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판매시장을 절대적으로 양분하고 있다. 시장만을 놓고 볼 때 연간 판매대수가 1만대~1만 4,000대 수준이다.
경기침체와 현대차의 생산차질로 지난해 중형 카고트럭시장은 판매대수 1만 244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만 3,913대에서 20.4%나 감소한 2012년의 1만 1,077대에 비해서도 더 떨어진 실적이다. 감소폭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큰 7.5% 감소했다. 이 차급에서도 현대차
와 타타대우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됐다. 지난해 현대차의 중형트럭 판매는 6,906대를 기록했다. 전년도의 7,972대에 비해 대수상으로는 1,066대, 비율로는 13.4% 감소했다. 2012년의 경우 12.3%(9,085 → 7,972대) 감소했는데, 이보다 1.1% 포인트 더 하락했다.
2012년 판매 감소폭이 24.4%로 현대차에 비해 두 배 이상 컸던 타타대우는 지난해는 상당부분 만회하면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타타대우의 대형 카고트럭 판매는 3,33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3,105대에 비해 7.5%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의 판매 부진 와중에도 타타대우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결과에 대해 상용차업계는 현대차의 부진한 실적에 대한 반대 급부도 있지만, 나름대로 타타대우의 적극적인 영업전략이 먹힌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올 들어 1월 현대차와 타타대우의 총 판매대수는 840대로, 전년대비 12.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별로 현대차는 4.3% 증가세로 반전됐고, 타타대우는 무려 31.3% 증가했다. 연초인 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를 두기 힘들지만, 회복세가 기대되는 모습이다.

준중형 카고트럭(2톤~3.5톤)
준준형 카고트럭시장은 과거 현대차의 기아차 흡수합병과 기아차의 준중형 카고트럭 생산 철수로 현재는 현대차만이 생산·판매하는 독점 시장으로 굳어져 있다. 타타대우가 신규 시장으로 진출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성사된다면 앞으로 3, 4년은 내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차급은 국내 트럭시장에서 유일하게 현대차가 짙은 독점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다. 현대차가 마음만 먹으면 생산량 조절이 가능한 실정이다. 여기에 가격인상에 제동을 걸 경쟁 상대도 없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수년간 이 차급에서 가장 높은 가격 인상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물류운송업계 및 특장차업계에서 큰 불만을 사 왔다.
현대차의 마이티와 3.5톤 차급으로 대표되는 준중형 카고트럭시장은 지난해 판매대수 8,085대를 기록했다. 전년도의 9,016대에 비해 10.3% 줄어든 수치다. 2012년 감소폭 -3.2%에 비해서도 7.1%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준중형 카고트럭시장은 전체적으로 연간 판매규모 8,000~9,000대의 시장성을 갖고 있다. 중형 및 대형 카고트럭에 비해서는 지난해 감소폭이 크지 않은 것은 신형 대형트럭(트라고 엑시언트)에 비해 생산차질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단지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감소로 해석되고 있다.

소형 카고트럭(1톤~1.4톤)
대수 상으로 볼 때 현대차와 기아차가 양분한 국내 최대규모의 트럭시장이다. 모양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경쟁적으로 생산 판매하는 듯 보이지만, 내용상으론 현대차와 기아차를 하나로 놓고 볼 때 준중형 카고트럭시장처럼 현대차의 독점시장이다.
현대차의 포터, 기아차의 봉고는 국내 소형 트럭시장에서 오랫동안 대표되어 온 모델이다. 연간 판매대수 12만~14만대를 형성하는 소형트럭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생계의 희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침체기에 다른 차급과는 달리 판매대수가 늘어나는 특이한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소형트럭은 2011년 14만 3,269대에서 2012년 12만 6,051대로 12.0% 감소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는 13만 2,393대로 5.0% 증가세로 반전했다. 카고트럭이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1톤 소형트럭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소형트럭 판매 증가 이면에는 수개월씩 공급지연과 가격상승으로 영세 자영업자에게 불만을 사기도 했었다. 독과점 시장이다 보니 서민은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해서 공급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톤 트럭시장이 독과점이다 보니 신차 개발 타이밍이 상당히 늦고 소비자는 가격이 점점 높아지는 것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며 “수요자가 대부분 영세 상인이란 점에서 가격 책정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외부에서 차종을 들여와 경쟁을 벌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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