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총운임수입서 지출 뺀 순수익에 불만
운전자 차량만족도 조사에선 국산차<수입차
화물차주 116명 대상 설문조사…트럭터미널서

 
국내 상당수의 화물차(트럭) 운전자들은 평균 운임수익이 너무 낮아, 이에 대한 방안으로 표준운임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노후된 차량을 교체하고 싶어도 자금여력이 없고 유류비에 대한 부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창간 3주년을 맞아 국내 화물차 운전자들이 운송시장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느끼는 지를 알기 위해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약 한 달간 인천항 화물터미널, 서부화물트럭터미널 등 수도권 일대의 운송 현장에서 운전자 116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의 운전자들은 경기침체로 운송물량이 줄어들고, 열악한 운송환경에 큰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유류비, 차량 운영비 중 50% 넘어
화물차 운전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수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화주나 운송업체로부터 받는 운송료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16명 중 78%(90명)는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고, 7%(8명)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답해 응답자 대부분이 운송료 수입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저 그렇다’는 12%, ‘(매우)높은 수준’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총 운임수입에서 지출되는 차량유지비(유류비, 보험료, 할부금 등)를 제외한 순수익은 적정한 수준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적정하지 못하다’가 14%(16명), ‘적정하지 못하다’가 44%(51명)로 전체 응답자의 58%(67명)가 낮은 소득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적정한 수준’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2%(14명)에 달했으며, ‘그저 그렇다’는 30%(34명)를 나타냈다.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큰 관심사항으로 차량유지비 중 주된 지출 요인으로 꼽히는 유류비와 관련, <차량유지비 중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은>이란 질문에 응답자 54%(62명)가 ‘50% 정도’라고 답했으며, ‘60% 이상’으로 답한 응답자도 40%(46명)에 달했다. ‘40% 정도’는 6%(8명)에 불과했다. 유류비와 관련한 질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화물차 운전자 대부분이 운송료 수입에서 50% 이상으로 유류비를 지출하고 있다는 것인데, 몇 년 전만해도 유류비가 40~50%로 주류를 이룬 것과 비교해볼 때 고유가로 인한 유류비 비중이 매우 심각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현상은 운송원가가 매년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화주나 운송업체로부터 받는 운송료 수입은 그대로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입은 늘지않는 대신 고정 지출분야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물차량 구입과 관련해서는 화물차 운전자들은 연비와 차량 가격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차량구입 시 가장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복수응답)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44%(102명)가 ‘연비’를 중요시 한다고 밝혔고 ‘가격’이 31%(72명)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엔진성능’20%(46명), 외관, 브랜드, 중고시세가 1~2%를 차지했다. 승용차 구입 시에도 차량 가격과 연비를 중요시하는  것처럼 화물차도 거의 비슷한 반응을 나타냄으로써, 운전자들의 차량구입 의향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연비’에 대해서는 차량 메이커들이 크게 신경써야, 화물차 운전자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화물운송업체에 물류비 절감에 큰 도움을 주면서, 한편으론 과적문제가 나올 때마다 지목되고 있는 일명 쓰리축(가변축)을 장착한 차량과 관련하여, <축을 장착하여 사용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24명)가 ‘짐을 더 많이 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다음으로는 ‘차량 유지비 및 물류비를 줄일 수 있어서’(13%), ‘과적을 할 수 있어서’(7%)가 뒤를 이었다.

<쓰리축 차량 이용 시 축은 어디에서 장착했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차량 메이커에서 구입 당시 일괄 구매’(57%)가  ‘축 전문업체에 장착 의뢰’(43%)보다 많이 나타났다. 쓰리축 관련한 질문에서 설문에 응한 많은 운전자들은 축을 장착하지 않아 일부 의견만 반영돼 설문의 신뢰도가 다소 약함을 밝힌다.


‘자기차량 만족’ 12%, ‘만족 못한다’는 35%
자신이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 대체적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행 차량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2%(14명)만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52%(60명)는 ‘그저 그렇다’고 답했고, ‘만족하지 못한다’의 경우는 ‘만족한다’보다 3배인 36%(42명)로 나타났다. 또한, 국산차량 운전자가 수입차량 운전자보다 차량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수입차 운전자별 차량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있어서, 국산차 운전자라고 밝힌 88명 중 48%(42명)는 ‘만족하지 못한다’라고 답했고, ‘만족한다’는 2%에 불과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인 50%(44명)로 나타나 국산차의 만족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수입차량 운전자 전체 28명 중 42%(12명)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그저 그렇다’는 절반 이상인58%(16명)를 차지했다. 물론, 이 수치는 표본의 수가 적어 현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수입차 운전자가 차량에 대한 만족도에 있어서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톤 차량 운전자의 경우 운행차량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힌 운전자가 한명도 없어 경쟁차종의 부재가 결국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차량의 만족도를 가늠하는 기준들에 대해서는역시 ‘연비’가 최고로 뽑혔다. <만족하고 만족하지 못하고의 기준을 든다면 무엇인가>(복수응답)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32%(74명)가 ‘연비’를 뽑았다. 다음으로는 고장(23%), 성능(19%), 가격(19%) 순으로 운전자의 차량만족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항들은 상용차의 특성상 차량유지비가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은 이른바 ‘연비가 좋고 잔고장이 없으면서 성능이 좋은 저렴한차량’을 바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유없어 차량 못바꾼다’ 45%

차량교체와 관련해서, <올 해 안에 차량을 교체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23%(26명)만이 ‘교체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대부분(77%/90명)은 ‘교체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교체의향이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차량의 노후’(29%), ‘낮은연비’(29%), ‘잦은 고장’(21%) 등을 교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렇다면 ‘교체할 의향이 없다’라고 답한 90명의 응답자의 경우는 어떤가. 교체를 못하는 이유로 ‘여유자금이 없어서’라고 답한 비율이 84%(76명)로 압도적으로 나타났으며, ‘신규 차량 성능에 의문’(9%), ‘현재 차량에만족해서’(5%) 등의 이유는 매우 미미했다. 여유 자금 문제는 경기가 어려워 차량이 노후되어 교체시기가 왔음에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차량교체를 미루게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교체의향이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에 차량 교체 시 <브랜드를 바꿀 계획이 있는가>란 물음에 62%(16명)의 운전자들이 기존 브랜드로의 유지를 희망, 상용차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높음을 보여줬다.



영업용 화물차, 지금도 많다
이밖에도 운전자들은 대부분 현재 운행되고 있는 차량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영업용 화물차 신규 등록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 중 78%(91명)는 ‘계속 제한하여 시장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12%(14명)는 ‘차량을 세분화 해 특정차량을 계속해서 등록 제한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영업용 화물차량 신규등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김영탁 기자
또한, 답변한 운전자 전원(116명)은 현재 운행되고 있는 영업용 화물차가 많거나(52%) 매우 많다(48%)고 생각하고 있었다. 경기가 어려워 물량이 줄어들다보니 경쟁이 심해졌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수년전부터 이슈가 되어왔던 표준운임제에 대해서는 많은 운전자들이 운임체계의 투명성 확보와 운송시장 안정의 측면에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77%(90명)의 운전자들은 표준운임제가 도입되면 최저임금이 형성되어 운송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답한 반면, 취지는 좋지만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거나(9%, 10명), 별로 달라질 것이 없을 것(5%, 6명)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악화될 것이라 생각한 운전자는 한명도 없었다.    김영탁 기자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