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구입 시, '연비-가격-A.S-성능' 순 선택
고유가 대책으론 '유류세 인하' 최다 꼽아


특집기획-   트럭 운전자 130명 설문조사

국내 트럭(화물차) 운전자들이 체감하고 있는 우리나라 운송시장의 여건은 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 지출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비용증가와 수익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컸고, 연비와 애프터서비스 등 차량 유지와 관련해서는 높은 관심과 함께 향후 시장변화에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더욱이 트럭 운전자들이 바라본 적정한 경유가격은 정부가 내 놓은 유가 정책과 상당한 차이를 보여 현실과 정책 사이에 큰 괴리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상용차매거진> 창간 2주년을 맞아 국내트럭 운행환경과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지난 2월부터 3월 10일까지 수도권의 군포복합물류터미널, 서부화물트럭터미널, 가락시장 등의 트럭 운전자 130명을 대상으로‘트럭 운행환경’에 대한 주제로 실시했다.   유수근.임성윤 기자
 


차량구입 결정요인 연비 중시
트럭 운자들 대부분은 운행 차량을 선택하는데 있어 성능이나 브랜드, 외관과 같은 외적인 요소 보다는 연비나 가격, 애프터서비스(A/S)와 같은 실용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복수 응답)라는 질문에‘연비’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 260명중 42명으로 30.12%를차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차량가격’과‘A/S’가 각각 20.85%, 19.69%로 뒤를 이었다.

반면, 브랜드나 외관디자인을 꼽은 운전자는 5.77%, 4.62% 수준에 머물러 차량 구입은 경제적 요건이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최근 트럭 생산업체들이 제품성능 향상과 함께 연비, A/S를 중점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하며, 더 나아가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운전습관과 안전운전 교육이 수익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류비, 생계위협 수준…“개별적 노력은 큰 도움 안돼”

연일 치솟고 있는 기름가격에 대해 트럭 운전자들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수익과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그 부담감이 더욱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운송수입의 총지출액 중 유류비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에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50%이상을 꼽았다. 이는 운송료 인상수준이 유가의 상승세를 따라가지못한다는 반증으로, 운전자들의 실수입이 사실상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체 응답자 130명 중 43명(33.08%)은 유류비 비중이 50~60%라고 대답, 가장 많았으며 40~50%라는 대답 역시 27명으로 20.77%를 차지했다. 특히 응답자의 24명(18.46%)은 유류비 비중이 60% 이상이라고 답해, 결국 10명 중 7명은 한달 수입의 40% 이상을 유류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유류비 지출규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30명 중 63%정도인 82명이‘견디기 어려울 정도’라고 답해,‘ 견딜만 하다’라는 응답자(19명)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이는 10명 중 6명 이상의 트럭 운전자가 고유가로 인한 수익감소 위험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닌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운전자도 22.31%로 나타나 상당수의 운전자들은 고유가 영향의 지속으로 무딘 감각을 보이기도했다.
 

 

앞으로의 경유가격 추세에 대해서는 더욱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향후 경유가격은 어떻게변할 것이라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96명(73.85%)이‘더욱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현재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응답자 28명(21.54%)과‘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응답자 6명(4.62%)을 훨씬 웃도는 답변이다. 운송산업의 최일선에서 종사하고 있는 트럭 운전자들은 향후에도 고유가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 트럭 운전자들은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스스로의 노력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아 정부 정책의 변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대처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절반 가까운 63명(48.46%)이‘정부가 기름값 인상을 억제하거나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고 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4 2명(32.31%)은‘기름값 인상분 만큼 운송료를 올려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밖에 ‘지출항목 중 수리비 등 부가적인 지출을 줄여야 한다’, ‘운전자들 스스로 연비에 신경 쓰거나 기름값을 아껴야 한다’,‘ 운행횟수를 늘려 운송수입을 늘려야 한다’가 뒤를 이었다.

 

차량 구입 시 캐피탈 이용 최다 
트럭 운전자들의 절반 가량은 캐피탈사를 통해 차량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었으며, 이자율은16~20%, 한달 상환비용은 100~150만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출을 진행했음에도 연 이자율과 한달 상환비용을 알지 못한다는 비율도 상당수 존재해 금융과 관련한 인식의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차량 구입자금이나 운영자금을 위한 대출은 어느 기관을 이용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30명 중 57명(43.85%)이‘캐피탈’이라고 답했으며, ‘저축은행’ 및 ‘사금융’이라는 응답도 각각 18명(13.85%), 13명(10%)으로 나타났다. 반면‘시중은행’이라는 대답은 이보다 더 낮은 6명(4.62%)에 불과했다. 이는 이자율은 낮지만 대출기준이 까다로운 시중은행 보다는 금리는 높아도 상용차량 전문 상품을 가지고 있는 캐피탈의 진입장벽이 낮기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중고 차량 매매시 중개업자가 추천하는 기관이 대부분 캐피탈사라는 점도 상당수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차량구입 시 대출의 경우‘연 이자율은 몇 % 정도인가?’ 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94명 가운데 30명(31.91%)이‘16~20%’라고 대답했다. 이어‘15% 이하’라는 응답자가 21명(22.34%)에 달해 운전자 절반가량이 연 이자율이 2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체 응답자 중 24명(25.53%)은‘21~25%’,
7명(7.45%)은 ‘26~30%’등 20% 이상의 높은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운전자가 전체35%을 차지하는 것으로조사됐다.

 

 한달에 지출하는 차량구입 관련 대출이자 비용에 대해서는 100~150만원이라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 95명 중 27명(28.7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150~200만원’이 17명(18.09%)으로 뒤를 이었으며, ‘2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8명(8.51%)을 차지했다.‘100만원 이하’라는 응답은 11명(11.7%)을 차지했다.결국 응답자 50%이상은 한달 수입 중 100만원 이상을 대출금 상환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스런 현재의 차량, 자금없어 교체 못한다'
대부분의 트럭 운전자들은 현재 운행하고 있는 구입차량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운행중인 차량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30명 중 고작 16명(12.31%)만이‘만족한다’라고 대답한 반면,‘ 만족하지 못한다’라는 응답은 43명(33.08%)으로 3배 가까운 대답을 내놓았다. 더 나아가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71명(54.62%)은‘그저 그렇다’라고 답해 구입차량 만족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만족도에 관한 기준은 연비-A/S-성능-가격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260명(복수) 중 68명(26.15%)은‘연비’를 차량 만족도 기준으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A/S’54명(20.77%), 성능 49명(18.85%), 가격 42명(16.15%)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연비’는 차량을 구입하기 위한 기준과 만족도 기준에서 모두 수위를 차지해 트럭 운전자들이 고유가시대의 차량 선택기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두 번째로 많은 만족도 기준이 A/S라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차량 구입 이전에는 가격을 중요시 하지만, 구입 이후에는 부품 조달이나 수리와 같은 A/S 항목을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이 큰 비율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트럭 운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에 차량을 교체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장 130명 중 45명이 교체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교체 의향을 밝힌 이 중 15명(33.33%)은‘차량의 노후화’때문에 교체의향을 내비쳤으며, 이어‘잦은 고장’10명(22.22%),‘ 낮은 연비’9명(20%),‘ 서비스 불만’7명(15.56%)의 순을 보였다.
반면, ‘향후 운송물량의 변화가 예상되서’라는 의견은 8.89%에 머물러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차량 자체의 결함으로 인해 교체를 고려하는 운전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량 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운전자들의 응답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사안이다.
 
 ‘차량을 교체할 의향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교체할 계획 없다’라고 밝힌 85명 중‘현재 차량에 만족해서’라는 응답은 12명(14.12%)에 불과한 반면, ‘현재자금여유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39명(45.88%),‘ 현재 차량을 구입한지 얼마 안돼서’라는 응답이 34명(40%)을 차지했다.

신규등록제한 찬성 53%…표준운임제 성공 여부는‘글쎄’

 현재 운행중인 영업용 화물차의 대수에 대해 트럭운전자들은 물량에 비해 차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고, 신규 등록 역시 지속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용 화물차 신규 등록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30명 중 절반 이상인 69명(53.03%)은‘계속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록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응답자 24명(18.46%)보다 3배 가까이 많은 비율이다. 이같은 현상은 현재 트럭 운전자들이 차량이 더 많이 공급될 경우 운송경쟁이 치열해져 본인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구체적으로 현재의 화물차 대수가‘매우 많다’라는 의견과‘많다’라는 의견이 각각 51명(39.23%)와 60명(46.15%)을 차지, 전체적으로‘많다’는 의견이 무려 85.38%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어‘관심 없다’라는 응답이 25명(19.23%)으로 나타났고, ‘필요차량에 한해 등록을 허가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12명(9.23%)을 차지했다
 
 더불어 표준운임제에 대해서는‘운송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 130명 중 53명(40.77%)으로 가장 많기는 했지만, ‘기존업체의 반발로 시행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 34명(26.15%),‘ 현재와는 다른 운임제일 뿐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라는 의견 25명(19.23%),‘ 모르겠다’라는 의견 11명(8.46%) 등 미온적인 반응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다만,‘ 오히려 시장을 악화시킬 것이다’라는 부정적인 의견은 7명(5.38%)에 머물러 대다수의 트럭 운전자가 표준운임제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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