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운전만으로도 유류비절감 '획기적' 입증!

 

△ 볼보트럭의 서울~부산간 ‘연비왕 선발대회’에서 우수한 연비기록을 세운 수상자들. 왼쪽부터 김흥두씨, 김도균씨, 이락순씨. 맨 우측은 민병관 볼보트럭코리아 사장.

 


-볼보 트랙터 11대, 국내최초 서울-부산까지 392km 구간 주행
-김흥두씨 차량 9.0km/ℓ로 우승…승용차수준 기록에 모두 놀라
-‘운전자 자세가 연비차량보다 더 중요’ 교훈 남겨

“우리는 차량에 대해서 타사 제품과 비교해 연비차별성을 내세운 적이 없습니다” “운전자로 하여금 바른 운전습관으로 유류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교육에 만전을 기해 왔습니다.”
볼보트럭코리아 민병관 사장이 매년 연비왕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볼보차량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보다는 트럭을 운전하는 입장에서 전체 지출경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류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깨닫게하는 것이 대회의 큰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곧 볼보차량을 통해 얻은 효과는 타사의 모든 차량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볼보트럭의 연비교육은 작게는 개인차주의 이익을 가져다 주고, 넓게는 공공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행사의 의미와 개요

다른 수입트럭업체를 포함, 국내의 전체 트럭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볼보트럭만이 실주행 형태의 연비관련 행사를 해오고 있다.
볼보트럭은 2007년부터 자사 트랙터 및 덤프트럭 고객을 대상으로 ‘연비왕 선발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물류운송업계 전반에 친환경 운전, 연비 효율의 중요성을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연비향상을 위한 효과적인 운전습관 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수익성 향상에 도모해 왔다.
볼보 트럭 고객을 대상으로 한 해는 트랙터, 한 해는 덤프트럭을 대상으로 개최되는 ‘연비왕 선발대회’는 올해 3번째로, 트랙터 고객을 대상으로 개최됐다.

특히, 올해 대회는 보다 실질적인 연비 측정을 위해 운전자의 실제 주행 환경과 유사한 진행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다시 말해 전국을 6개의 지역부로 나누어 각 지역별로 지정된 100km 구간을 주행해 별도로 지역 연비왕을 선발하던 예년의 방식에서 벗어나 예선을 거쳐 전국에서 선발된 11명의 고객이 실제 트랙터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392km 고속도로 전 구간을 주행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연비왕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11명의 본선대회 진출 차량은 연식의 경우 2005년식부터 2008년식까지, 차종은 400마력, 480마력, 500마력의 6×2 트랙터로 골고루 분산돼 있었다. 한 차종만이 6×4트랙터로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 오전 7시 40분.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주차장에서 대회 참가차량들이 한 대씩 출발하고 있다.

 


▶서울 양재 출발부터 1, 2차 휴식까지

행사당일인 6월 17일은 다소 구름이 낀 맑은 날씨를 보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가량을 달리기 위해서 출발시간을 이른 아침인 7시 40분으로 정했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특히 행사의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회 참가자 11명 전원은 출발지인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내 호텔에서 1박과 함께 ‘연비 향상 및 안전운전을 위한 교육’도 받았다는 것이다.
승용차라면 서울서 부산까지 냅다 달리면 4~5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대회는 성격상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최적의 운행으로 최고의 연비를 내느냐가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했다. 그래서 최종 도착지까지 소요시간 8시간, 도착 시간은 오후 3시 30분 정도 예상됐다.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11명 모두는 각자 최적의 차량상태를 위해 적당량의 기름 주유와, 차량 무게를 최소화시켰다. 주행중 기름을 많이 소요하는 에어컨, 내리막 길에서의 기어 중립, 최상의 운행속도 유지 등 주행중 해야할 행동과 마음가짐도 재차 다졌다. 드디어 출발신호가 떨어졌다.
트랙터들이 1분 간격으로 출발지를 떠나는 모습을 볼 때 왜 볼보트럭이 ‘연비왕 선발대회’에 행사의 큰 비중을 두는지 이해할 듯 했다.

최근 들어 트럭 차주들은 월 매출액중 유류비로 40~50% 정도 지출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참이다. 월매출 1,000만원을 올렸다고 치면, 기름값으로 400만원, 500만원이 지출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지입료, 수리비, 통행료, 차량할부금 등 제반 경비를 지출하게 되면 손에 쥐는 돈이 과연 얼마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교통개발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화물차주들이 월 지출한 지출비용에서 유류비가 5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달 꼬박 일해 정유업체나 주유소에 돈을 제다 바치는 격이다. 의욕이 날 일이 없다.

민병관 사장은 “화물 차주들의 월 유류비율이 35%정도 돼야 그나마 수지가 맞지, 이 이상 되면 보람없는 운전만 하게 된다”고 지적할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일부 업체의 경우 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선전도 많이 하지만 실제는 ‘빛좋은 개살구’라는 것이다.
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하면 차량 값이 투자개발비로 인해 많이 오를게 뻔하고 운전습관이 고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할 경우 아무리 연비가 좋은 차량이라도 연비개선에 별무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일리가 있게 들린다.

선발대회 차량들은 경부고속도로 구간을 지나 당진-상주간 고속도로의 화서휴게소에서 약 10분간 의무적으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출발 3기간쯤 지난 오전 11시쯤 하나 둘씩 휴게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1차 휴식장소인 화서휴게소에서 동행취재에 나선 기자(좌)와 대회 참가자가 1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잠깐의 휴식을 위한 시간이라서 차주들과의 긴 인터뷰는 할 수 없었지만, 들리는 바로는 출발지부터 화서휴게소까지 연비가 6km대부터, 8km대까지 차량 등 다소 격차를 보였다.
강원지역에서 선발된 김종범씨(충북 99바6954)는 생각보다 연비가 잘 안나온 듯 얘기하다가 재차 운전형태로 바꿔 목적지까지 8.5km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남지역부에서 선발된 장유신씨(경기99바9099) 역시 ‘유로 4’ 차량이라고 해서 연비가 좋게 나올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아 다소 실망했다고 말하고는 “아직 새모델이라 길이 덜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했다.

대회 참가 차량중 유일하게 6×4급 트랙터를 몰고 온 안영기씨(99라4137)는 예상외로 좋은 연비로 고무돼 있었다. 화서까지 8.5km정도 나왔다는 것. “6×4는 동력이 전달되는 축이 6×2보다 많아 기름이 많이 들 것이 아니냐”라는 물음에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자신만만한 말투였다. 안영기씨는 여기까지 평소 하던대로 운전을 했고, 6×4 구조를 잘 이해하고 제대로 된 운전이라면 6×2 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화서휴게소에서 잠깐의 휴식을 거쳐 대회참가 차량들은 다시 경부고속도로로 진입, 식사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오후 12시 30분쯤 칠곡휴게소에 다시 모였다.

서울 출발 250km거리인 이 곳 칠곡휴게소에서는 좀더 여유 있는 질문이 가능했다.
부산경남지역부에서 선발된 김흥두씨(부산 99사 6048) 평균속도 65km를 유지했다고 밝히고, 칠곡까지 연비가 9km에 다소 못미치는 기록이 체크되고 있다며, 다소 여유있는 답변을 이어 갔다.
결국 부산까지 최종기록 8.8km로 준우승을 차지한 김흥두씨는 현재 총매출의 40%가량을 유류비로 쓰고 있다고 말한다. 로우베드트레일러로 주로 중장비를 실어나른다는 김씨는 유류비가 30%대를 넘으면 상당한 경비지출 부담을 안게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신은 그나마 장거리가 아니 중단거리 위주의 화물을 실어나르지만, 컨테이너 등 장거리 차주들은 유류비 50%를 넘기는 것은 다반사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차량의 기본적인 연비만을 믿다가 막무가내식 운전을 하면 유류비 과다 지출로 남는 것이 없다고 재차 강조한다.

화서에 이어 두 번째로 인터뷰에 응한 6×4 차주인 안영기씨는 화서휴게소 8.5km보다 다소 낮은 8.1km정도 나온 것 같다고 말하고, 그래도 8km대의 높은 연비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원도 지역에서 덤프트레일러를 장착해 일한다는 안영기씨는 그동안 나름대로의 운전습관 때문인지 전체 지출액의 34~35% 정도만을 유류비로 나가고 있다고 자랑 비슷하게 얘기했다.

▶목적지 부산 신선대부두까지

칠곡휴게소를 뒤로하고 전 차량들은 나머지 구간 142km, 목적지 부산신선대 부두를 향해 내닫기 시작했다. 출발 때처럼 1대씩...
볼보트럭은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세계적인 경기한파로 인해 경쟁업체와 마찬가지로 판매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말 판매대수를 생각하면 매우 끔찍했다. 하지만 해를 넘겨 몇 달이 지나면서 판매대수가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여전히 앞이 안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고객 프로그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도 했다는 것이다. 결론은 고객과의 약속, 그리고 경비를 다소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볼보트럭의 마케팅 프로그램은 차질없이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마케팅을 총괄 담당하는 이성종 상무는 “판매가 줄어들고, 매출이 줄어들면 모든 활동적인 경비가 위축될 수 밖에 없지만 고객을 한 가족처럼 생각해 온 볼보트럭만은 볼보 고객이 누려오고 즐겨왔던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목적지인 부산 신선대에 도착한 대회 참가 차량 11대의 연비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실제 볼보트럭이 금년 들어와서도 경쟁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이 중단되거나 크게 위축된 와중에서도 제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등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후 3시 30분. 거의 예정된 시간에 대회 차량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회 전구간 392km의 종착점 신선대 부두에 제일 처음 도착한 차량은 경기99바9099 트랙터, 두 번째 99라4137 트랙터, 세 번째 충북98바8860 트랙터...순으로 먼 여정을 마쳤다.

선착순대로 입상자가 가려진다면 당연히 경기99바9099 트랙터지만, 여섯 번째로 들어온 대구경북지역부의 김도균씨(경북98아5635)의 차량이 연비 9.0km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김흥두씨가 연비 8.8km 준우승, 3위 입상자는 8.6km로 이락순씨가 각각 차지했다.
비록 최적의 차량상태를 갖고 선발대회에서 나온 기록이라고는 하지만 대형 트랙터의 평균 연비가 트레일러 없이 주행할 경우 4.0~4.5km/ℓ, 정량화물 적재 후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시에는 2.8~3.2 km/ℓ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놀라운 기록인 것만은 틀림없다.

정확한 연비측정을 위해 볼보트럭은 신형 디스플레이 유닛이 장착된 볼보 트랙터(2002년 이후 출고 제품)를 보유한 고객만을 참가시켰고, 대회 시작 전 현장에서 ‘볼보트럭을 효율적으로 운전하는 방법’, ‘연비향상 노하우’ 등의 강연을 듣고 정해진 구간을 주행한 후 볼보트럭 본사 전문가의 연비측정을 통해 최종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부부여행권까지 거머쥔 김도균씨는 “평소에 서울-부산 구간을 자주 운행해 왔는데 오늘처럼 조심스럽게 운전한 적은 없었다.”며, “볼보트럭에서 전달받은 연비 향상을 위한 노하우가 담긴 CD와 현장교육을 바탕으로 주행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올바른 차량 점검 및 주행 습관을 유지한다면 환경도 살리고, 앞으로 기름값을 더 많이 줄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민병관 사장은 “지난 5월 말부터 전국 고객을 대상으로 치러진 예선전에 120여 명의 고객이 참가하는 등 연비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볼보트럭은 연비향상을 위한 노하우가 담긴 CD를 제작 배포하는 등 계속해서 고객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앞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올바른 운전=연비향상+친환경’이라는 인식을 갖고 현명한 운전 습관을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록 입상에는 들지 못했지만 서울지역부의 김은석씨(인천98자4471)는 디자인, 편의장치, 연비면에서 볼보트럭을 선택했고, 볼보 트럭의 의도대로 지금과 같은 유류비 절감 교육을 제대로 받고 바른 운전을 하게되면 차량의 제반 경비절감에 상당한 도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구간 동행취재에 나선 기자는 기술적으로 차량의 연비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차량을 직접 몰고 관리하는 운전자의 바른운전 마음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유류비 절감기대는 거의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결국 올바른 운전교육과 운전태도만이 대형트럭 조차 승용차와 맞먹는 연비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교훈을 실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동행취재:Trucks 발행인 겸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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